인싸잇=이승훈 기자 ㅣ 윤석열 전 대통령이 “말도 안 되는 정치적 탄압은 저 하나로 족하다”며 옥중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달 18일 내란 특검팀의 수사가 개시된 이후,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수사에 본인 명의로 공식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데일리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21일 기자단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A4 2페이지 분량의 윤 전 대통령 입장문을 배포했다.

이날 윤 전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저는 평생 몸담은 검찰을 떠나 정치에 투신하고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때부터, 스스로 형극(荊棘)의 길로 들어섰음을 알고 있었다”며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현실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어 그 길을 거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유에 대해서는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 질서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왜 비상계엄을 결단할 수밖에 없었는지, 지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 국민 여러분께 최선을 다해 설명드렸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상급자의 정당한 명령에 따랐던 많은 군인들과 공직자들이 특검과 법정에 불려 나와 고초를 겪고 있다”며 “저에 대한 정치적 탄압을 넘어서, 죄 없는 사람들까지 고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평생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이들의 명예를 더럽히고 그들의 삶을 훼손하는 부당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9일 내란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소환에 응하지 않고 구치소로부터 강제 구인도 불발되자, 추가 조사가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사건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백대현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윤 전 대통령은 “저는 앞으로 형사 법정에서 비상계엄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이미 최고 권력을 가진 대통령이 정권을 찬탈하기 위해 내란을 일으켰다는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입증하고, 실무장도 하지 않은 최소한의 병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분명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군인과 공직자들에게 씌워진 내란 혐의가 완전히 부당한 것임을 반드시 증명하겠다”며 “저의 판단이 옳았는지, 비상계엄이 올바른 결단이었는지는 결국 역사가 심판할 몫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윤 전 대통령은 현재 구치소 생활의 어려움에 대해서도 호소했다.

그는 “저는 지금 참으로 괴롭고 안타까운 심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제 한 몸이야 어찌 되어도 상관없지만, 제가 우려했던 일들이 하나하나 현실이 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라와 국민의 미래가 진심으로 걱정된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그럼에도 저는 대한민국을 믿고, 국민 여러분을 믿는다”며 “국민 여러분께서 주권자로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주시리라 굳게 믿는다. 저는 끝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