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한민철 기자 ㅣ 고물가와 경기 침체 장기화로 소비 위축이 이어지면서 술집 매출이 1년 전보다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몇 년간 고금리까지 겹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이 있는 사업장 중 49만 개는 폐업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2분기 술집 매출이 1년 전보다 1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데일리


18일 한국신용데이터(KCD)의 ’2025년 2분기 소상공인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소상공인 사업장당 매출 평균은 약 4507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1분기보다 7.9% 늘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 0.8% 줄어든 수치다.

업종별로 보면, 외식업은 세부 업종 대부분에서 매출이 쪼그라들었다. 지난 1년 전과 비교해 술집(-9.2%)의 타격이 가장 컸다. 이어 분식(-3.7%), 아시아음식(-3.6%), 패스트푸드(-3.0%), 카페(-2.4%) 등도 매출이 줄었다.

서비스업에서는 노래방, 피시방, 스포츠시설 등 예술·스포츠·여가 관련 업종(-8.3%)의 매출이 부진했고, 숙박·여행서비스업 매출도 3.2% 감소했다.

강예원 한국신용데이터 데이터총괄은 “2분기 외식·여가 분야의 소비 위축은 단순한 매출 감소를 넘어,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과 지출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며 “해외 출국 인원이 늘어나는 등 해외여행 수요 증가 역시 국내 소비 여력을 줄여 소상공인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매출 하락으로 빚을 남긴 채 폐업한 사업장도 약 49만 개에 달했다. KCD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개인사업자 대출이 있는 사업장은 모두 360만 개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86.3%(310만 8000개)는 정상 영업 중이지만, 13.7%(49만 2000개)는 폐업(국세청 신고 기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폐업한 사업장의 평균 연체액은 673만 원, 평균 대출 잔액은 6304만 원에 달했다. 전체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은 2분기 말 기준 723조 5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분기 약 708조 원에서 1년 새 16조 원가량 늘어났다.

한편, 술집 등 외식업 매출 타격과 함께 국내 주류 업체들도 우울한 실적표를 받아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올해 2분기 매출은 646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고,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5% 줄어든 644억 원을 기록했다.

또 롯데칠성음료의 주류 부문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891억 원, 2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5%, 8.2%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