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한민철 기자 ㅣ 미국 정부가 반도체 업체의 중국 공장에 대한 미국산 장비 반입 절차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종목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주가가 미국 및 중국 발 악재에 하락하고 있다. 사진=뉴데일리,SK하이닉스


1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오전 11시 30분 기준 삼성전자의 코스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32% 하락(-1600원)한 주당 6만 81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같은 시각 SK하이닉스는 역시 거래일 대비 4.09%나 떨어지며(-1만 1000원) 주당 25만 8000원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큰 두 종목의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날 코스피도 3160포인드 대로 하락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관련주인 에이디테크놀로지(-7.30%), 한미반도체(-4.14%), 에이엘티(-5.76%), 넥스트칩(-7.55%) 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연방관보를 통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인텔 등 주요 기업들이 중국 내 생산시설에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반입할 경우, 개별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 중국법인과 SK하이닉스 중국법인에 부여된 ‘검증된 최종사용자(VEU)’ 지위를 철회한 데 따른 조치다.

VEU 지위를 철회하면 기업들은 건별로 미 상무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내년 초부터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중국 내 공장에 장비를 들일 때마다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업계에서는 이런 조치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생산라인에 장기적으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가 엔비디아 H20을 대체할 차세대 인공지능(AI)칩 개발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반도체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 위축을 부채질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 중 하나였으나,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칩을 자체 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엔비디아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는 국내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알리바바의 AI 칩 개발 소식이 들여온 지난달 29일, 엔비디아(-3.32%)와 AMD(-3.53%) 등 미국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3.15%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