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유승진 기자 ㅣ 쿠팡이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매출과 동시에 2000억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미국 뉴욕증시 상장사인 쿠팡Inc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093억 원(미화 1억 4900만 달러·분기 평균 환율 1405.02원 기준)으로 집계됐다고 6일 공시했다.
지난해 2분기 342억 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당시 쿠팡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로 부과된 과징금 추정치 1억 2100만 달러(1630억 원) 등을 선반영해 8개 분기 만에 적자 전환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영업이익은 올해 1분기(2337억 원·1억 5400만 달러)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11조 9763억 원(85억 24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의 10조 357억 원보다 19% 상승하며 분기 기준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 거둔 직전 최대치인 11조 4876억 원(79억 800만 달러)의 기록을 1개 분기 만에 갈아 치운 것으로, 달러 기준 분기 매출이 80억 달러를 넘긴 건 처음이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이번 분기 매출 성장은 기존 고객들이 견인한 것으로, 모든 고객집단(cohort)에서 두 자릿수대의 견고한 지출 증가율을 보였다”며 “고객 경험에 대한 투자가 상대적으로 정체된 한국 소비 시장에 비해 높은 성장률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이어 “2분기에만 로켓배송에 신규 상품 50만 개를 추가했고, 그 결과 당일·새벽배송 주문 물량이 작년 동기 대비 40%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쿠팡의 매출 성장은 대만 로켓배송 등 사업 부문이 33% 성장하는 등 글로벌 사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된 영향이 컸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435억 원(31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의 1438억 원 손실에서 흑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보다 0.3%p 떨어진 1.7%로 나타났다.
성장사업 부문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3301억 원으로 전년 동기(2740억 원) 대비 20% 증가했다.
이날 거라브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단기적으로 성장사업, 특히 대만 사업의 성장 가속화된 데 따른 것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핵심사업인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의 매출은 10조 3044억 원(73억 34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제품을 구매한 고객 수를 뜻하는 ‘활성 고객 수’는 2390만 명으로, 1년 전의 2170만 명보다 10%가량 늘었다.
활성 고객 1인당 분기 매출은 43만 1340원(307달러)으로 6% 증가했다.
대만·파페치·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1조 6719억 원(11억 9000만 달러)으로 전년 동기보다 33% 성장하면서 분기 기준 역대 최대를 달성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인 1분기와 비교하면 달러와 원화 기준으로 각각 15%, 11% 증가했다.
김범석 의장은 이날 대만 사업에 대해 “연초 설정한 가장 낙관적인 전망치보다 더 빠르고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다”며 “대만 사업이 한국에서 소매 서비스 확장을 시작한 초기 몇 년과 비슷한 궤적을 보이며 장기 성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쿠팡이츠와 쿠팡플레이를 예로 들며 “쿠팡의 시장 내 입지를 보면 우리에게 엄청난 기회가 미개척 상태로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인공지능(AI) 사업과 관련해서 “쿠팡은 수년간 AI 기술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추천, 재고 예측, 경로 최적화 등 고객 경험을 모두 개선했다”며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초기 구현 단계 신규 개발 코드의 최대 50%가 AI로 작성되고 있으며 자동화, 휴머노이드 로봇 등 AI로 쿠팡 운영에 변혁(transformative impact)을 일으킬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