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발행인 강용석 ㅣ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의 공약 중 가장 혀를 내두르게 한 한 가지가 있다. 바로 동물복지 기본법에 관한 공약이다.


이 후보는 지난 21일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행복한 동물복지 선진국을 만들겠다”며 과거와는 획기적일 정도의 동물복지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반려 인구 1500만 시대, 이제 국민 4명 중 1명 이상이 반려동물과 살고 있는 반면 여전히 동물 학대는 지속돼 해마다 11만 마리 가까운 동물이 유실·유기되고 있다”며 “반려동물 양육 전 기본소양 교육제도를 점진적으로 도입해 보호자의 책임 의식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공약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만 필자에게는 이게 본인이 쓴 건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이재명 후보 본인이 더 잘 알겠지만, 과거 논란이 됐던 성남시청 유기견 파양 사건 때문이다.

2014년 10월, 성남시장 재직 당시 이재명 후보는 유기동물 입양을 홍보한다며 유기견 ‘행복이’를 입양했다.

행복이는 성남시청 내에 집이 생겼고, 이 후보는 당시 행복이의 집에 이름이 적힌 현판식에 직접 참여도 했다. 이 후보는 행복이를 성남시청 지킴이라고 홍보했고, 성남시 예산을 연 1억 6000만 원을 썼다. 성남시 반려동물 페스티벌에 행복이를 출연시키거나, 시청을 행복이와 함께 산책하는 사진도 찍으면서 성남시의 반려동물 양육 가구에 적지 않은 감동을 줬다.

그런데 그가 2018년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자, 행복이에 대한 파양 논란이 불거졌다. 더 이상 이재명 후보는 물론이고 성남시청에서도 행복이를 키울 수 없다며 파양을 결정했다. 이재명 후보는 행복이를 경기도청으로 데리고 오고 싶었지만, 성남시청 재산이라거나 행복이가 질병이 있어 도청에서 돌보기 힘들다는 조언을 들었다는 등의 온갖 이유를 가져다 대며 파양 이유를 변명하기 급급했다.

돈이 없는 것도 아니고 돌봐줄 사람이 없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경기도지사나 된 권력자라면 의지만 있다면 행복이를 데리고 오는 건 어려운 일도 아니었을 것이다.

반려동물을 진심으로 키우는 다수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반려동물을 집에 두고 밖에 나왔을 때, 집에서 편히 그리고 외롭지 않게 쉬고 있을까, 밥이라도 잘 먹고 있을까 생각뿐이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들에게는 가족 그 자체다.

이재명 후보가 행복이를 진정 가족으로 생각했다면, 마치 이렇게 성남시청에서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두고 갈 수 있었을까. 정도 제법 들었을 법도 한데 말이다.

결과적으로 이재명 후보는 당시 한 번 버림받아 유기됐던 강아지를 또다시 버리고 경기도청 꽃길로 떠나갔다는 정치권의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

이런 과거가 있음에도 반려동물 유기를 걱정하거나 동물복지 선진국을 만들겠다는데, 대체 어떤 진심이 느껴지겠는가.

“반려동물 양육 전 기본소양 교육제도를 점진적으로 도입해 보호자의 책임 의식을 높이겠다”는 건 정작 자신을 향해 외쳐야 하는 말이 아닌가.

안타깝게도 행복이를 보면, 이 후보의 기본사회·기본소득에 열광하는 국민들이 떠오른다. 이 후보가 자신의 울타리에 집도 지어주고, 나라 예산으로 먹고살 정도는 만들어주겠지만, 결과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국민들을 버리고 자기 잘 살자고 떠나는 모습이 뻔히 보이기 때문이다.

행복이도, 국민들도 그저 이재명 후보에게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이용하기 위한 대상이자 수단에 불과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현재 대통령 유력 후보라는 모순된 현실도 실망스러울 뿐이다.

* 논평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2025년 5월 23일 자 <인싸it>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