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승훈 기자 ㅣ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경기도 시흥시 ‘거북섬’ 치적을 언급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공세에 나서고 있다. 민주당은 관련 의혹을 제기한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를 포함해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본인(이재명)이 말실수하고 다니면서 부들부들 떨고 있다”고 반박하는 한편,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는 ‘거북섬 게이트’ 특혜 의혹부터 해명하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지난 24일 오후 경기도 시흥시 배곧아브뉴프랑센트럴광장에서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쿠션을 들고 사전투표 독려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이재명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공보단장은 25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후보는 거북섬에 관광 유인이 없는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웨이브파크를 유치했고 이를 유세에서 언급한 것”이라며 “시흥시민의 거북섬 재건 노력에 재를 뿌린 이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이어 “거북섬 사업이 국가 마리나 항만으로 지정된 것은 2015년, 새누리당 박근혜 전 대통령과 남경필 지사가 경기도를 책임지던 시절”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24일 이재명 후보는 시흥시 유세에서 지지자들과 만나 “제가 경기지사를 할 때 (들어보니), 부산광역시 기장군(일대)이 파도가 좋아서 인공 서핑장을 만들려고 기업들이 노력했다고 한다. 그런데 부산시청에서 2년이 다 되도록 인허가를 질질 끈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그래서 제가 시흥시장과 업체들을 꾀어서 ‘경기도 거북섬에 오면 우리가 나서서 (인허가를) 해주겠다’고 유인해서 인허가와 건축, 완공까지 2년밖에 안 되게 해치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이재명의 경기도가 그렇게 신속히 큰 기업을 유치했다. 자랑이다, 자랑”며 시흥시 거북섬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다.

이날 이 후보는 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둔 자당의 조정식 의원과 함께 유세를 나서면서, ‘거북섬’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는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쿠션을 들어보이기도 했다.

지난 2020년 10월 거북섬에 웨이브파크가 개장했다. 시흥시가 땅과 건물을 소유하고, 민간 기업이 운영했다. 당시 경기지사는 이재명 후보였고, 시흥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임병택 현 시흥시장이다.

그런데 현재 거북섬 내 조성된 웨이브파크의 공실률이 높고, 이에 주변 상인들의 불만이 상당하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후보가 시흥에 가서 현실을 모르는 소리를 했다”며 “주변에 장사 안되고 상가는 텅텅 비고 지역 상인들 속터진다는 그 거북섬의 웨이브파크를 ‘내가 만들었다’고 자랑하니 시흥 시민들은 분노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치는 치적이라며 한번 자랑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뒤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는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거북섬의 현실은 이재명 정치의 축소판”이라며 공세에 가세했다.

박성훈 선대위 대변인은 25일 논평에서 “‘유령섬’으로 전락한 거북섬 사업을 자랑한 이 후보는 입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눈물은 보이지 않는가”라며 “거북섬 내 상가는 올해 1월 기준 3253개 점포 가운데 단 13%만 입점해 공실률이 87%에 육박한다. 오션뷰 카페도, 편의점도, 음식점도 줄줄이 폐업했고, 곳곳이 텅 빈 ‘유령섬’이 됐다”고 주장했다.

선대위 네거티브 공동단장인 주진우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커피 원가 120원 망언과 버금갈 정도로 경제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을 들켜버렸다”며 “이재명표 행정의 초대형 실패작이다. 분양받은 서민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나경원 의원은 2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거북섬을 자신이 속도 있게 한 행정으로 자랑하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경기지사 시절에 성과를 낸 것 없고 빚만 냈다고 누차 지적했지만, 대표적으로 거북섬은 원래 핵심이던 여러 사업이 다 부도났다. 호텔도, 상가도, 상가공실률은 87%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 의원은 “경기연구원에서 미리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상업성이 떨어진다, 접근성이 떨어진다’ 이런 게 다 예시됐음에도 밀어붙였다는 것”이라며 “이걸 통해 이득을 본 건 토지분양자뿐이고 모두가 손해 봤고 피해자가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유상범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어제 시흥에서 거북섬 개발을 2년 만에 아주 속도 있게 추진했다고 밝혔지만 그 결과는 시행업자 떼돈 벌고 분양 받은 사람은 피눈물 흘리고 자살까지 한 사건”이라며 “이 대표가 본인이 유능하다고 강조하면서 말했던 경제적 성과 그 모든 것은 허상이고 무능이고, 부정부패로 얼룩된 것이 드러났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그와 같은 실상을 분명히 아시고, 선택하시리라고 믿는다”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관련 의혹을 제기한 이준석 후보와 국민의힘 등이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은 “이재명 후보는 ‘거북섬 게이트’ 특혜 의혹부터 해명하라”며 공세 수위를 키우고 있다.

이준석 후보도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유세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누가 시흥시에 가서 거북섬 상처 입은 상인들 앞에서 자신이 레인파크 유치한 게 잘했다고 말했는가”라며 “본인이 가서 말실수는 다 하고 다니면서 부들부들 떨면서 개혁신당에게 비판을 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소신인가 싶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