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유승진 기자 ㅣ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와의 2차 협상을 앞두고 100여 대의 드론을 동원해 러시아 공군 기지를 급습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챗GPT
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당국자는 이날 러시아 영토 내 공군기지 4곳에 드론 공격을 감행해 전략폭격기 41대를 타격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으로 약 70억 달러(약 9조 6500억 원) 상당의 피해를 입혔으며, 러시아 주요 공군 기지의 순항미사일 운반기 34%가 작동 불능 상태가 됐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습은 러시아가 드론 470여 대를 동원해 우크라이나 각지를 공격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의 드론 공격이 개전 이래 하루 사이 이뤄진 공격으로는 규모가 가장 컸다고 전했다.
공격 대상이 된 곳은 이르쿠츠크주 벨라야 공군기지, 무르만스크주 올레냐 공군기지, 랴잔주 디아길레프 공군기지, 이바노보주 이바노보 공군기지 등이다.
이르쿠츠크 벨라야 기지는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4300km 이상 떨어진 곳으로,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공격으로 최장 거리 공격 기록을 경신했다.
SBU는 이번 작전이 코드명 ‘거미줄’로 1년 반 동안 준비됐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지휘했으며, 바실 말리우크 SBU 국장이 총괄했다고 밝혔다.
SBU 당국자가 로이터통신에 제공한 사진에는 수십 대의 단거리 쿼드콥터 드론이 캐빈에 실려 있는 모습이 담겼다. 당국자는 이 드론들이 이번 공격에 사용된 것과 동일한 장비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작전 계획을 미국에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4개 공군 기지에 대한 공격을 인정하고 무르만스크와 이르쿠츠크에서 여러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양국은 2일 오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무조건적 휴전을 전제로 회담을 열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협상 대표단은 러시아 측에 지속가능한 평화 정착을 위한 로드맵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밝혔다.
우크라이나가 회담에 앞서 작성한 로드맵에는 최소 30일간의 무조건적인 휴전을 전제 조건으로 명시했다. 특히 장기 휴전을 시작으로 양측 전쟁 포로의 교환, 러시아가 강제 이송한 아동 송환 등이 이뤄져야 하면, 정상회담을 통해 최종적인 평화 합의를 이루자는 구상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의 중립, 비동맹, 비핵 지위를 유지한다는 약속을 되살리고 이를 우크라이나 헌법에 포함하라고 주장해왔다. 양국은 첫 협상 때도 1000명 씩 포로 교환에 합의했을 뿐 핵심 쟁점엔 이견만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