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한민철 기자 ㅣ 이재명 정부 출범 직전, 서울 25개 자치구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모두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아파트값 강세가 이어지며 전체 주택 가격 상승까지 이끄는 한편, 강남과 강북 아파트 가격의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값이 역대급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뉴데일리
한국부동산원은 6월 첫째 주(2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서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전주 대비 0.19% 상승했다고 지난 5일 발표했다.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상승 폭이 확대(0.03→0.05%)함과 동시에, 지방은 하락 폭을 축소(-0.05→-0.04%)하며 전국은 보합 전환(-0.02→0.00%)했다.
특히 서울의 아파트값은 지난 2월 첫째 주(3일 기준)부터 18주 연속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첫째 주부터는 0.08→0.10→0.13→0.16→0.19%로 매주 상승 폭을 확대했다.
지난 3월 24일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와 용산구 모든 아파트에 대한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확대 재지정 이후 서울 상승 폭이 주춤했으나 다시 상승 기류를 타고 있다.
특히 6월 첫째 주는 강북구가 상승 전환(0.00→0.02%)하면서 25개 모든 자치구가 전주 대비 상승했다.
한국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 신축·대단지 등 주요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상승 거래가 체결되는 등 서울 전체 상승 폭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 내에서도 구별 상승 격차가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 송파는 전주보다 0.50% 상승하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서초와 강남이 각각 0.42%, 0.40% 오르며 강남 3구가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 아파트(9·11·12차) 전용 183㎡는 지난 1일 101억원(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썼다. 지난해 6월 70억 원에 거래되던 매물이 1년 만에 30억 원이나 뛴 셈이다.
이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24일 31억 4000만 원으로 신고가를 썼고, 호가는 34억까지 올랐다. 마포·용산·성동도 각각 0.30%, 0.29% 0.26% 상승했고, 목동 재건축 단지가 있는 양천이 0.32% 상승했다.
반면, 노원·도봉·강북·중랑은 각각 0.04%, 0.02%, 0.02%, 0.01% 상승에 그쳤다. 이 4개 구의 올해 누적 상승률은 마이너스다. 서울 전체가 2.02%, 강남 3구와 강동구가 있는 동남권이 5.03% 상승한 것과 대비된다.
서울은 거래량도 다시 살아난 모양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5월 아파트 거래량은 5199건이다. 5월 거래 신고기한이 이달 말까지로 3주 이상 남았음에도, 4월(5363건) 거래량에 육박하는 수치다.
강남·강북 아파트 평균 매매가 7억 차이... “역대 최대 격차”
서울 아파트값 상승이 서울 내 전체 주택 가격 상승까지 부채질하고 있다. 서울의 주택 평균 매매가격이 역대 처음으로 10억 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지난 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10억 398만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이 주택 가격 조사를 시작한 이래, 서울의 월평균 주택 가격이 10억 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B국민은행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평균 12억 7000만 원대를 유지했다. 이어 2월 13일부터 3월 23일까지 39일간 강남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일시 해제되고, 기준금리 인하 요인까지 겹치면서 3월 기준 12억 9720만 원을 기록하며 전월(12억 9720만 원) 대비 1.42% 상승했다.
이어 4월에는 13억 2965만 원으로 2.50% 상승했다. 3월 말 토지거래허가구역이 확대 재지정된 후 5월 들어 상승 폭은 줄었으나 여전히 1.19%가 오르며 10억 원 돌파를 견인했다.
특히 한강 이남 11개 자치구 아파트의 오름폭이 컸다. 한강 이북 지역의 14개 구 아파트가 지난 3월 0.47%, 4월 0.85%, 5월에 0.41% 상승하는 동안 한강 이남 11개 구는 3월 1.98%, 4월 3.25%, 5월 1.56%가 올랐다.
이에 지난 5월 한강 이남 11개 구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는 16억 7514만 원, 이북 14개 구는 9억 7717만 원으로 격차가 약 7억 원이나 벌어졌다. 이는 금액 기준 역대 최다 격차로 강남·강북지역 간 양극화 현상이 더 심화한 것이다.
한편, 지난달 서울의 단독주택 평균 매매가는 11억 9539만 원으로 전월 대비 0.71%, 연립주택은 3억 4912만 원으로 0.91% 오르는 등 아파트에 비해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