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이승훈 기자 ㅣ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 여사·해병대원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파견 검사 120명’에 달하는 초대형 특검이 출범한다. 이미 대통령실은 특검법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다음 주부터 특검 후보자 추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야당에서는 이번 특검을 두고 정치보복이자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행보라고 비판하고 있다.
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데일리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지난 5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내란 특검법을 가장 빠르게 출범하는 게 맞을 것 같다”며 “특검법상 11일 이내 특검이 출범하게 돼 있는데 단축하면 4일도 가능하다. 다음 주(10일) 국무회의에서 공포하고 다음 주 주말(14일)쯤에 특검 출범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법안이 가결되면 대통령은 15일 안에 법안을 공포하거나 국회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오는 10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공포할 전망이다.
가장 규모가 큰 내란 특검과 김건희 특검의 경우 11일 내에 출범이 가능하다.
특검법안이 시행되면 국회의장은 2일 이내에 특별검사 임명을 대통령에게 요청하고, 대통령은 3일 안에 후보자 추천을 의뢰해야 한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3일 안에 특검 후보 1명씩을 추천하면 대통령은 3일 안에 후보 중 1명을 특검으로 임명한다.
특검이 임명되면 준비기간 20일 동안 특별검사보 임명 요청과 사무실 준비 등을 할 수 있다. 다만 준비기간에도 증거인멸 우려 등에 따라 신속 수사가 가능하다.
해병대원 특검은 대통령의 후보자 추천 의뢰 기한이 2일, 각 정당의 후보자 추천 기한이 5일로 12일 이내 출범할 수 있다.
역대 특검법안은 국회를 통과한 뒤 출범하기까지 1개월 이상 걸렸다.
드루킹 댓글 조작 특검은 본회의 통과 37일,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은 34일 만에 공식 출범했다. 내곡동 특검은 42일, 디도스 특검 39일, 스폰서 검사 특검은 37일이 걸렸다.
다만 이번에 3개 특검이 동시에 돌아가는 게 처음인 동시에, 인력 투입 규모도 전례가 없는 만큼 출범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내란 특검의 파견 검사는 60명, 특별수사관은 100명이다. 김건희 특검은 파견 검사 40명, 특별수사관 80명, 해병대원 특검은 파견 검사 20명, 특별수사관 40명에 달한다.
무려 파견 검사 숫자만 120명으로 일선 지방검찰청 2개보다 크다. 검사 정원표에 따르면 일선 검찰청 중 가장 규모가 큰 서울중앙지검 검사 정원이 267명, 두 번째로 큰 인천지검 정원이 115명이다.
여기에 따르는 국가 예산의 규모도 상당하다. 정치권에서는 내란과 김건희 특검에 각각 155억 원, 해병대원 특검엔 78억 원으로 총 388억 규모의 비용이 들 것을 추산하고 있다. 내란 특검 파견 검사가 20명 추가된 만큼 예산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이번 3특검을 두고 이재명 정권 초기 민생과 국민통합을 저해하는 정치 보복이자 지나친 예산 낭비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이미 3특검을 반대 당론으로 정한 상황이다.
특히 이번 특검이 윤석열 정부 인사를 비롯해 야당 국회의원까지 겨냥하고 있는 만큼, 이재명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전 밝힌 “정치보복을 하지 않겠다”라는 말을 저버리는 꼴이라는 지적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5일 의원총회에서 “민생과는 거리가 먼 무더기 특검법이나 정치 보복적 검사징계법을 여당 복귀 기념 제1호 법안으로 추진하는 것이 과연 새 정부의 출범과 성공에 도움이 될 것 같은가”라고 말했다.
또 같은 날 주진우 의원은 국회 본회의 반대 토론에서 “특검은 권력자를 제대로 수사 못 할까 봐 만든 제도이고, 민주당이 야당일 때는 검찰을 못 믿겠다고 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이 대통령에게 (검찰) 인사권이 있는데 왜 혈세를 들여서 별도의 특검을 해야 하나. 국민 세금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 의원은 “특검 단 한 건의 비용만 민주당 추산으로 155억 원”이라며 “여당이 고른 특검은 대통령에게 잘 보여서 한자리하려는 욕심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