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유승진 기자 ㅣ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금리 인하 압박에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벌써 그의 취임 이후 4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 동결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사진=챗GPT


연준은 이날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1월 29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렸던 FOMC 회의를 시작으로 3월 19일, 5월 8일에 이어 이날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관세 정책 탓에 물가 인상 및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와중에서도 긍정적인 경제 지표가 속속 발표되자, “취임 후 인플레이션은 전혀 없다”고 주장하며 연준에 금리 인하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에도 백악관에서 취재진을 만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향해 “멍청한(stupid) 사람이 있는데, 그는 오늘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며 “유럽은 10번 내렸지만 우리는 한 번도 내리지 않았다. 그는 정치적이지만 똑똑하지 않고, 나라에 막대한 손실을 입히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준금리를 2%p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연준은 백악관의 지속적인 압박에도 끄떡하지 않는 모양새다.

연준은 보도자료를 통해 “순(純) 수출의 변동이 데이터에 영향을 줬지만, 최근 지표들은 경제 활동이 견고한 속도로 계속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조건들도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연준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관세 정책이 초래한 경제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동결을 최선 판단으로 본 것으로 해석된다.

연준의 이번 결정으로 한국(2.50%)과 미국 간 기준금리차는 상단 기준으로 2.00%p를 유지하게 됐다.

연준이 지난달 7일 금리를 동결하면서 한미 금리차는 1.75%p였으나, 한국은행이 같은 달 29일 기준금리를 2.75%에서 2.50%로 0.25%p 인하하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