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김미연 기자 ㅣ BTS(방탄소년단) 등이 소속한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연내 인도 현지 법인을 설립한다. 이는 방시혁 의장의 해외 시장 진출 의지가 강하게 반영된 행보로 나타났다.
하이브는 “올해 9∼10월께 출범을 목표로 인도 시장 조사와 법인 설립 실무를 진행하고 있다”고 30일 밝혔다.
하이브에 따르면, 인도 법인 설립은 인구 14억 명의 거대 시장에 K팝 방법론을 수출하자는 설립자 방시혁 의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방 의장은 하이브의 핵심 성장 전략인 ‘멀티 홈, 멀티 장르’를 직접 챙기고 있다. 이는 현지 문화와 특성을 반영해 현지 음악시장에서 주도적 사업자 위상을 확보하자는 전략이다.
특히 방 의장이 평소 강조해 온 ‘K팝의 사업모델을 다른 음악 장르에 적용하고 수출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방향성을 글로벌 시장에 실현하는 행보로 해석할 수 있다.
하이브는 앞서 하이브 아메리카를 통해 한미 합작 걸그룹 ‘캣츠아이’를 선보이며,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진입시켰다. 캣츠아이는 음악과 안무, 비주얼까지 방 의장이 직접 챙기고 있는 그룹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는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에 진출하고자 지난 2021년 아리아나 그란데와 저스틴 비버 등 팝스타가 소속된 이타카 홀딩스를 인수했고, 같은 해 유니버설뮤직그룹 산하 게펜 레코드와 합작 레이블을 설립했다.
지난 2023년에는 릴 베이비와 미고스 등 유명 힙합 스타가 포진된 QC 미디어 홀딩스도 사들였다.
하이브 관계자는 “방 의장과 주요 경영진은 1년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 머물며 이들 레이블 인수 작업을 진행했다”며 “이렇게 거점을 확보한 뒤 현지 인프라와 네트워크, K팝식 아티스트 발굴·육성 시스템을 접목하고 방 의장만의 프로듀싱 노하우를 더해 캣츠아이 열풍을 이끌고 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남미에서도 멕시코 방송사 텔레문도와 손잡고 밴드 선발 오디션을 진행 중으로, 라틴 보이그룹 멤버 선발 오디션도 준비하고 있다. 이는 남미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급성장 중인 라틴 뮤직 시장 향한 하이브의 중장기 전략이다.
일본에서는 하이브 재팬 산하 YX레이블즈가 선보인 현지 보이그룹 앤팀(&TEAM)에 이어, 두 번째 팀 아오엔(aoen)이 이달 데뷔했다. 아오엔은 데뷔와 동시에 일본 오리콘 차트 1위를 기록했다.
하이브 관계자는 “K팝이 팝의 한 장르로서 음악을 의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중의 기호를 정확히 파악해 이로부터 슈퍼팬(충성도 높은 팬덤)에 기반해 슈퍼 IP(지식재산권)를 만들어내는 방법론 그 자체가 돼야 한다는 게 방 의장의 평소 지론”이라며 “세계 주요 음악 시장에서 거점을 확보하고, 이 같은 방법론을 적용해가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추세가 지속된다면 글로벌 빅3 업체가 장악한 세계 음악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