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발행인 강용석 ㅣ지난달 24일 숙명여대가 김건희 여사에 대해 교육대학원 석사 학위를 취소했다. 김 여사가 과거 제출한 석사 논문이 표절이라는 이유에서다.
김 여사의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은 지난 정부 내내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괴롭혀 왔다. 숙명여대는 윤석열 대통령이 건재할 때는 제대로 된 액션도 취하지 않고 있다가,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자 논문 표절이 명백하다며 속전속결로 학위 취소에 이어 김 여사의 교원 자격증 취소에까지 나섰다.
사실상 정권의 구미에 맞게 노골적으로 대처하는 이곳이 과연 대한민국 전문 지식인을 양성하는 사학이 맞는지 개탄스러울 뿐이다.
이것에 더해 필자를 화나게 만드는 건 최근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교육부 장관 후보자 이진숙 충남대학교 교수의 논란이다.
이진숙 후보자는 지난 대선 기간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에서 ‘서울대 10개 만들기’ 추진 위원장을 맡았다고 한다.
교육부 장관에 오르면 각 지역에 서울대와 같은 우수한 대학을 10개나 만들어 입시 경쟁을 약화하겠다고 하는데, 정작 자신은 딸을 ‘국외 유학에 관한 규정’까지 위반하면서 미국에서 조기 유학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가 가치 있는 이유는 남들이 서울대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이진숙 교수가 그리고 이재명 대통령이 학교 하나를 지어놓고 “이걸 오늘부터 서울대급의 학교라고 부르자”고 한다고 해서 서울대가 되지는 않는다.
세금을 억만금 부어서 당신들이 서울대로 하자는 학교를 만들어 봤자, 서울대의 역사와 명성, 입지조건, 교육 환경, 취업률, 동문 아웃풋을 조금이라도 따라올 수 있겠는가.
입으로는 이런 모호한 서울대를 만들어 다른 집 자식들을 보내자고 떠들면서, 뒤에서 자기 자식은 미국으로 조기 유학을 보내다니 참으로 이율배반적 행위가 아닌가.
이진숙 후보자에 대한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논문 표절 의혹은 과연 이 사람이 충남대 교수이자 총장까지 한 사람이 맞는지 가히 충격적이다.
이 후보자는 건축공학과 교수 재직 시절 제자의 석박사 학위 논문을 그대로 요약해 학술지에 여러 차례 발표했다고 한다. 그가 2003년과 2009년 각각 발표한 학술 논문의 내용이 앞서 자신이 지도한 대학원생의 석사 학위 논문 내용과 유사했는데, 논문 표절 검색 서비스 ‘카피킬러’를 통해 검토한 결과 각각 42%와 52%의 표절률이 나왔다고 한다.
심지어 2003년의 논문은 제자의 논문과 제목부터 유사하며, 제자 논문에 기재된 오타까지도 그대로 옮겨 실은 정황도 포착됐다.
이 후보자는 자신의 논문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제자들의 학위 논문 내용을 각주나 참고 문헌에 인용 문구도 없이 그대로 베껴 썼고, 본인을 제1 저자로 등재하는 동시에 이 제자들은 공동 연구자 등으로 표기했다고 한다.
또 그가 올해 교신저자로 참여한 논문 ‘듀프 제품의 확산과 디자인 보호’ 논문은 카피킬러 분석 결과 표절 의심률이 무려 74%에 달했다는 언론 보도도 있다.
이 사람은 이재명 정부 첫 교육부 장관 후보자다. 교육부 장관은 사회부총리로 대통령과 국무총리, 경제부총리 다음에 해당한다.
이처럼 제자의 논문을 뻔뻔하게 표절했다거나, 최근에 작성한 논문의 표절 의심률이 무려 74%나 된다고 하는 그가 대한민국 행정부 서열 4위이자, 교육 정책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으려 한다.
그가 교육부 장관에 오른다면, 각 대학에서 논문을 표절하고 학위를 받는 일에 대해 잘잘못을 나무랄 수 있겠는가. 음주운전 전과가 있는 이재명 대통령이 다른 정치인의 음주운전 이력을 전혀 비판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꼴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률은 석사가 48% 그리고 국민대 박사학위가 28.9%로 알려져 있다. 이에 국민대에서는 지난 2022년 김 여사의 박사학위 논문 등에 대해 연구 부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공식적으로 결론을 내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 논문을 이용해 대학 교수는 물론이고 총장도 하지 않았다. 서열 4위의 교육부 장관을 하려 하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과 좌파 언론들은 합심해 김 여사를 향해 “범죄행위”라고 비판하며 청문회를 개최한다느니 수사기관에 고발한다느니 온갖 겁박을 가했다.
공직에 나가거나 대학교수가 되지도 않았던 김건희 여사의 48%와 28.9% 표절률이 그렇게 수년간 한 사람을 궁지에 몰아놓을 정도의 일이었는가.
그러면서 이제 와 김건희 여사의 논문보다 더 심각한 표절 행위를 저지른 게 명백해 보이는 ‘자기편’ 이진숙 후보자에게는 “김건희 수준의 표절은 아니다”라며 인사청문회에서 해결 가능하다며 뻔뻔하게 나오고 있다.
과거 가천대 논문 표절 의혹으로 스스로 학위를 반납했다는 이재명 대통령은 첫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국무총리,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까지 전부 논문 표절 의혹이 있는 자들만 모아놓았다. 이러기도 참 쉽지 않다.
이렇게 문제투성이의 인사에 국민들의 비난이 커지고 있음에도 절대 다수의 여당과 60%가 넘는 대통령 지지율에 결국 이들은 원하던 자리를 쟁취할 것으로 보인다. 참으로 내로남불이라는 말조차 부끄러울 정도의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