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김미연 기자 ㅣ 세계 프로레슬링의 전설 헐크 호건(본명 테리 진 볼레아)이 71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전 세계 프로레스링 팬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가운데,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위대한 동지를 잃었다”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플로리다주 경찰 당국은 신고를 받고 헐크 호건 자택으로 출동해 그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사망했다고 밝혔다. 신고 내용은 심장마비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사망 소식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오늘 우리는 ‘헐크스터’라는 위대한 동지를 잃었다”며 “그는 공화당 전당대회 때 그 주의 가장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강하고 터프하고 똑똑하면서 가장 따뜻한 마음을 가진 MAGA(Make Ameria Great Again)였다”며 “그는 전 세계의 팬들을 즐겁게 했고, 그의 문화적 영향력은 엄청났다. 헐크 호건이 정말 그리울 것”이라고 추모했다.

두 사람은 정치적으로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오랜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미국 사회에서 잘 알려져 있다.

헐크 호건은 생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출마 당시 앞장서 그를 지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호건이 활약한 프로레슬링 단체인 WWE의 팬으로 시합장에 자주 얼굴을 비추면서 ‘WWE 명예의 전당’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빈스 맥마흔 전 WWE 회장의 부인 린다 맥마흔을 교육부 장관에 임명하기도 했다.

헐크호건은 지난해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겉옷을 찢으며 ‘트럼프-밴스’라고 적힌 티셔츠를 드러내는 퍼포먼스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그는 트럼프 후보 총기 피격 사건을 거론하며 “그들이 나의 영웅이자 미국 대통령을 죽이려고 했다”며 트럼프 측을 감동시키기도 했다.

한편, 고인은 1953년생으로 대학교를 중퇴하고 레슬링을 시작해 일본 프로레슬링 무대에서 활약하다가 1980년대 중반부터 WWE의 황금기를 주도하는 등 세계적인 프로레슬링 스타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그는 근육질의 덩치와 화려한 콧수염, 노란색 두건과 팬츠, 상의를 찢는 퍼포먼스 등으로 건강한 백인 남성과 강인한 미국의 상징으로도 불려왔다.

헐크호건은 WWE 챔피언십을 6회 재패하고 2005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이후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 발언이 드러나 명단에서 삭제됐다가 복권되기도 했다.

WWE는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구 트위터)를 통해 “호건은 1980년대 WWE가 세계적 명성을 얻는 데 기여했다”며 “그의 가족과 친구, 그리고 팬들에게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JD 밴스 부통령도 엑스를 통해 “헐크 호건은 위대한 미국의 아이콘이었고, 어렸을 때 진심으로 존경했던 사람 중 하나였다. 편히 쉬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