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유승진 기자 ㅣ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집권 자민당 내 거세지는 퇴진론을 거부하고 총리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NHK와 교도통신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28일 오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양원(중·참의원) 의원 간담회에서 “미국과 관세 합의를 착실히 실행해 나가겠다. 국내외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정치 공백을 만들 수 없다”며 “국가와 국민에 대해 결코 정치 공백을 만들지 않도록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총리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이시바 총리는 지난 20일 자민당이 참패한 참의원 선거에 관해 “많은 의석을 잃은 것에 대해 마음 깊이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향후 선거 패배의 원인 등에 대해 생각해보겠다고 밝혔다.
이에 자민당 2인자인 모리야마 히로시 자민당 간사장은 참의원 선거 결과를 검토하는 위원회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8월 중 이번 참의원 선거에 대한 검증 및 보고서 작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간사장으로서 책임지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는 이시바 총리의 퇴진을 일축하는 의미라고 외신은 해석했다.
이날 ‘구(久) 아베파’ 등 이시바 총리와 다른 파벌의 자민당 의원들은 그의 퇴임 거부에 반발하며 거듭 이시바 총리의 퇴진을 요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의원 선거에 이어 참의원 선거에서도 패배하면서 양원 모두 과반 의석을 지키지 못한 만큼 즉각 퇴임으로써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다.
교도통신은 간담회 참가자의 말을 인용해 이시바 총리 퇴진을 바라는 견해가 다수였고 총리직 유지를 지지한다는 의견은 소수였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간담회가 아닌 의사결정 기구인 총회의 개최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서명 활동에 돌입했다고 한다. 자민당 양원 의원 총회를 열기 위해서는 당 소속 의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어야 하는데, 이미 전체 308명 중 103명 이상이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시바 총리가 반대파를 설득한다고 하더라도 내각 지지율이 더 떨어지면 물러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TV도쿄와 지난 25∼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32%로, 지난해 10월 정권 출범 후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의 조사에선 내각 지지율이 29%를 기록하며 30% 아래로 추락했다.
다만 아사히신문은 지난 26~27일 유권자 1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 여론조사 결과를 28일 보도하며, ‘이시바 총리가 선거 패배로 사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47%는 “사임할 필요 없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반면 ‘사임해야 한다’는 응답은 41%였다. 자민당 지지층 내에서는 ‘사임할 필요 없다’는 응답이 70%에 달했다.
자민당의 참의원 선거 참패 원인에 대해 응답자의 81%가 “자민당 전체의 문제”라고 답했고, “이시바 총리 개인의 책임”이라는 응답은 10%에 그쳤다.
그만큼 일본 내 여론도 이시바 총리의 사퇴에 관해 의견이 매우 분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