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자유의 몸이 된 조국혁신당 전 대표인 조국 씨의 행보가 거침없다. 정확히 말하면, SNS와 대외활동으로 많은 사람들의 논란과 분노를 유발하는 건 여전하고, 자신의 사면을 거들어준 더불어민주당 사람들마저 불편하게 만드는 언행에 연일 관심을 받고 있다.
그래도 감옥에서 몇 개월 살다가 나오면 사람이 조금이라도 바뀔 줄 알았는데, 전보다 더 심각해지는 것 같아 우려가 들기도 한다.
조국 씨는 특별사면으로 석방된 당일 SNS에 올린 된장찌개 영상으로 적지 않은 논란과 분노를 일으켰다. 그는 된장찌개 영상에 ‘가족식사’라는 코멘트를 남겼지만, 실제로 해당 메뉴는 고급 한우 전문점에서 고기를 다 먹은 뒤 마지막 메뉴로 먹는 된장죽이었다.
그냥 고급 한우를 먹었다면 한우 먹는 영상 또는 사진을 함께 올리면 되지, 이런 영상만 게재해 마치 출소 후 가족들과 소박하게 된장찌개를 끓여 먹는 느낌의 ‘서민코스프레’로 국민을 선동하려 했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이후 조국 씨의 행보는 활화산에 기름을 붓는 꼴이었다. 방송인 김어준 씨의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내년 선거 출마 계획에 대해 밝히는가 하면,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거나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했다.
자신의 특사로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는가는 취지의 질문에 “N분의 1 정도”라고 말하면서, 민주당 내에서 “자중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조국 씨는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부산민주공원을 찾아, 자신의 향후 정치 과제라며 “극우정당 국민의힘을 반드시 해체시키겠다”고 외쳤다.
특히 그는 이날 “2030남성 일부가 극우화돼 있다”고 말했다. 필자는 그동안 조국 씨의 언행에 더해 이 말부터 ‘선을 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체 이들 2030남성이 무엇을 했다는 말인가. 누구처럼 표창장과 인턴 경력을 위조해 자녀의 대학 입시에 활용하면서 다른 입시생들에 피해를 줬나, 아니면 일가 재산 증식 논란이 일었던 사학재단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으면서 여태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는가.
또 다른 누구처럼 대학원 장학금을 반환하겠다고 해놓고 아직도 안 돌려주고 있는가, 아니면 돈 많은 부모 만나 1인 42만 원 고급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메뉴를 먹고 “서비스가 아쉽다”라고 말하길 했나.
대체 이들 2030남성들이 무엇을 했길래 극우라고 하는가. 스스로가 죽창가나 외쳐대며 과거부터 정치권 안팎에서 극좌 인사로 불리다 보니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젊은이들을 극우 몰이하는 것은 아닌가.
특히 조국 씨는 지난 23일 SNS에 자신의 된장찌개 영상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해괴한 분들”이라고 지적하며 “돼지 눈에 돼지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고 비꼬았다.
3~4인이 가면 족히 수십만 원에 달한다는 고급 한우집에서 비싼 고기 잘 먹어놓고 마치 된장찌개만 먹은 것처럼 서민코스프레하는 게 불편하다는 지적조차 해괴한 분들의 목소리로 들리는가. 이쯤 되면 공감 능력이 부족한 것인가라는 의심조차 든다.
무엇보다 내년에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유력 정치인이 특정 세대와 성별의 유권자를 꼭 집어서 극우라니, 특정 정당을 해체하겠다니, 과연 이게 공감과 다양성을 중시하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정치인의 언어가 맞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이제 그가 출소 후 정확히 10일이 지나고 있다. 그는 26일 광주를, 27일 전남과 전북, 28일 전북 지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한다. 먼 길 떠나기 전에 “돼지 눈에 돼지만 보인다”고 말하는 조국 씨에 되돌려주고 싶다. 돼지 귀에는 돼지 울음소리만 들린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