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안녕하십니까. 오늘은 심규진 교수님을 모셨습니다.
심규진
안녕하세요.
강용석
이재명이 미국에 가 있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바로 또 직면해야 될 게 이제 조국과의 관계, 조국과의 일정, 그리고 정청래와의 관계입니다. 심지어는 정청래는 명책이니 뭐니 이런 말까지 하고 있는데요.
심규진
네. 너무 웃겨요. (웃음)
강용석
정청래의 금관 사진이, 이게 역린을 건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저런 사진을 찍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저걸 올린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거든요. 그것도 대통령이 된 지 석 달도 안 됐는데 지금 저런 사진을 올렸다? 그리고 또 욕먹으니까 삭제했어요.
심규진
이걸 삭제했다는 게 더 웃긴데, 그러니까 이게 뭐냐면 이렇게 보셔야 돼요. 여러분 우리가 이제 이재명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해석할까 할 때, 제가 대선 때 사실 이재명에 맞서는 우파 내 전략적인 프로파간다를 설계하는 데 꽤 많이 공조했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왜냐하면 그때 히틀러나 에르도안의 모델을 이재명이 자기 보위부처럼 측근 그룹인 카르텔 그룹을 만들어서 돌리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이재명의 계획은 개헌을 해서 중임을 하고, 에르도안이나 히틀러식의 입법 독재 모델을 가져가서—
강용석
총통 독재가 됐네요.
심규진
네, 완전히 다 장악하는 식으로 가서 민주주의를 참칭한 전체주의로 갈 것이라고 얘기를 했는데요. 사실 이재명의 플랜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건 국민의힘이나 우파가 아니에요.
강용석
네.
심규진
오히려 지금 이재명 입장에서는 국민의힘이 땡큐예요. 한동훈이나 이준석과 같은 사람들을 쳐내지 못하고 자기들끼리 싸우고 있기에, 국민의힘은 말하자면 힘 떨어진 노인정당, 그러니까 기력이 없는 정당이에요.
강용석
네, 영남정당, 노인정당이죠.
심규진
네, 영남정당, 노인정당, 거기에 손자들한테 막 뜯기는 정당. 그래서 국민의힘은 거의 사실상 자기 눈에는 그냥 거수기나 이중대로 보이는 거죠. 가장 큰 위협은 뭐냐면 내부의 위협이에요. 그래서 옛날에 히틀러가 한번 자기 지지 그룹을 탁 청소를 합니다. 그 ‘숙청의 밤’ 같은 걸 해서, 역사적으로 유명하잖아요. 이제 그러면 이재명한테도 그런 모먼트가 와요. 그런데 이게 만만치 않은 게, 히틀러나 에르도안은 제가 예전에도 얘기했지만 이재명과 다른 점이 있어요. 특히 차베스 같은 사람들은 이념적 선명성을 가지고 있고, 굉장히 종교적인 대중 선동이 있었어요. 그런데 이재명은 김어준에 비해 대중 기반이 상당히 약하고, 문재인이나 조국보다 대중 호감도가 굉장히 떨어져요. 그게 이재명의 최대 약점이에요. 그러니까 이재명이 제도적인 건 뻐꾸기를 잘하고 있지만.
강용석
그래서 본인이 자기 지지세를 확인하려고 했던 게 국민임명식인데, 임명식에 완전 파리 날렸잖아요.
심규진
제가 그래서 그 내용에 대해서도 페이스북에 썼는데, 국민임명식은 탁현민 불러와서 했는데 파리 날렸죠. 그런데 김어준 콘서트 어땠습니까.
강용석
그건 뭐...
심규진
1만 5000석에 3일 동안 콘서트를 했었는데.
강용석
그건 돈을 내고 했잖아요.
심규진
돈 내지 말고 공짜로 오라고 했는데도 안 와요. 이재명 면상을 보기 싫은 거예요. 그런데 김어준 콘서트는 우리 교주님 보려고 다 갔죠.
강용석
그때 인천 인스파이어에서 했는데, 그 아레나가 굉장히 크거든요.
심규진
김어준 쇼하는 거 보면 트럼프랑 똑같아요. 트럼프도 이렇게 탁 나타나면 교주처럼 효과를 극대화하는데.
강용석
그 김어준 콘서트 제목이 ‘더 파워풀’이에요. 김어준 콘서트를 보면 제일 생각나는 게 트럼프예요. 트럼프도 대통령 떨어지고 전국 돌면서 콘서트를 비싸게 했는데, 그걸 다 유료로 했거든요. 유료로 해도 돈을 내고 다 모였어요.
심규진
친문 그룹과 이재명 그룹은 정체성 자체가 달라요. 친문 그룹은 강남 좌파적 문화전쟁의 승리자예요. 그런데 이재명 그룹은 그 강남 좌파 인프라에서 뻐꾸기 정치를 한 거죠. 그곳으로 들어가서 자기들의 이익 카르텔을 갖고 들어가서 접수한 겁니다. 더불어민주당이라는 당의 인프라를 장악한 거죠. 대장동 변호사들 뱃지 달게 해주고요. 그런데 지금 봤더니 이재명이 개딸 화력이나 대중 호감도가 너무 떨어지고, 김어준은 첫날부터 문재인까지 불러와서 전직 대통령이랑 형님·아우 하면서, 김정숙 시동생까지 다 불러 모았잖아요. 박찬대가 그때 김어준 콘서트에 가지 않았는데, 박찬대가 김어준 콘서트 가기 싫었을까요. 이재명 때문에 못 간 거죠.
강용석
이재명 때문에 못 간 거죠.
심규진
마음은 가고 싶은데, 이재명 눈치를 보고 못 간 거예요.
강용석
저는 이재명이 박찬대를 확실히 밀었다는 걸, 박찬대가 대표가 될 걸로 믿어 의심치 않았다는 걸 뭘로 확인하냐면요. 우표, 기념우표 사진에 이재명이 자전거 타고 갔는데 박찬대가 뒤에서 쫓아오는 게 사진으로 나와 있잖아요. 저런 우표 사진은 적어도 한 달 전에 픽스해야 되거든요. 8월 2일 전당대회에서 당연히 박찬대가 대표될 줄 안 거예요. 그래서 기념우표를 그렇게 만들었는데, 박찬대가 안 돼 버린 거죠.
심규진
아... (웃음)
강용석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이미 저렇게 픽스돼서 인쇄까지 다 돼 있는 상황인데, 어떻게 해요. 그냥 저대로 나온 겁니다.
심규진
이재명은 사람들을 철저히 도구로 보는 사람이고, 히틀러와 에르도안 모델이 2인자를 용납하지 않는 거거든요. 그래서 이 사람은 옛날에도 보면 공천 때 대표님도 지적을 하셨던 것 같은데, 이언주 같은 사람을 쓰는 게 상호 견제인 거죠. 그러니까 디바이드 앤 룰을 철저히 하는 사람이고요. 자기의 약점을 알고 있는 사람이죠. 약점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일정 부분 기어오르는 걸 용납 안 해요. 그래서 일부러 이언주를 통해서 차도살인을 한 거죠. 자기가 2인자를 직접 죽일 순 없으니까요. 그런데 김어준, 조국, 정청래 등은 자기 제어권이나 통제권 안에 들어오는 체급이 아니에요. 이재명으로선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되는 거죠. 이재명으로선 여기서부터 이제 문제가 시작되는 거죠.
심규진
그래서 조국도 자기가 사면을 끝까지 이재명은 반대했는데, 지방선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해 준 것 같아요. 왜냐하면 이재명은 지금 지방선거를 일단 다 이긴 후, 이제 TK 빼고 다 이기고 그것을 자기 권력 수단의 레버리지로 삼아서 총통 정치로 밀어붙이겠다는 속셈인데요. 저는 오히려 그런 구상이 이재명 입장에서 봐서는 아웃 오브 컨트롤인, 그러니까 본인이 컨트롤할 수 없는 후계 세력을 더 배양해 주는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정청래는 제가 보기에는 우파로 치면 약간 홍준표 같은 이미지입니다.
강용석
네.
심규진
네. 혼자서 개인기를 하면서 박지원식 정치를 하는데.
강용석
이번에 전당대회에 민주당 현역 의원 170석 가까이 되는 사람들 중에, 노골적으로 정청래를 지원한 사람은 한 명도 없을 정도예요.
심규진
그렇죠.
강용석
다 거의 90%가 박찬대였지.
심규진
박찬대였죠.
강용석
그러니까 현역 의원 지원이 그렇게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6대 4로 당선된 것은, 거의 40%는 김어준 덕이고.
심규진
그렇죠.
강용석
그러니까 60%의 표 중에 40%는 김어준 표고, 20%는 자기 개인기죠.
심규진
언론 노출도라든가... 그런데 되게 재밌는 구도가 김어준 입장에서 보면요. 전지적 김어준 시각에서 보자면, 김어준은 자기가 킹메이커예요. 그러니까 지금 정청래, 조국 그냥 양손에 쥔 떡이에요. 그러면서 자기한테 충성 경쟁을 요구하겠죠.
강용석
그러니까. 그런데 재밌는 건 정청래를 밀어서 그렇게 당선시켜 놓자마자 조국이 나오니까, 조국도 딱 불러다가 거의 대선 나가라는 식으로 하더라고요. 그럼 도대체 뭐야.
심규진
그리고 개딸한테 줄 선 게 김민석이죠. 그러니까 3파전인데요. 개딸한테 줄 선 김민석, 김어준의 가랑이를 붙잡고 늘어지는 정청래와 조국이죠. 그런데 조국은 뒤에 문재인이 있어요. 그러니까 문재인 입장에서는 조국이 본인의 정치적 산물이에요. 그래서 본인의 팬덤을 고스란히 물려받을 수 있는 존재가 조국인 것이고요. 그래서 지금 3파전으로 후계 경쟁을 하는데, 이재명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많아진 거죠.
강용석
그러니까 어찌 됐든 경쟁자가 많아져서, 사실 대통령이 끝까지 5년제 하에서 권력을 유지하려면 후계 구도를 가능한 한 넓혀서, 이 후계자들 사이에서 한 사람에게 확 쏠리지 않게 해야 되는 것이죠. 그래야 현역 대통령이 점지를 해 줘야만 될 수 있다고 보니까, 서로 대통령한테 잘 보이려고 하는 상황이 최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심규진
최상이죠. 그게 최상인데, 제가 봤을 때 김민석은 별 가망성이 없었거든요.
강용석
김민석은 가망이 없는 것이 명확한 게, 김민석이 제일 떠오른 때가 총리 청문회까지였고, 총리가 된 후 뉴스에 나온 건 APEC 보러 간다고 SNS 갖고 쇼한 거 있잖아요. 그거 한 번 외에는 김민석이 뭐 하는지 몰라요. 지금 뉴스에 안 나와요. 이건 그만큼 김민석 스스로 뉴스를 만들어낼 능력이 없는 게 아닌가 싶은 그런 느낌이에요.
심규진
그러니까 지금 조국도 지방선거 나간다고 얘기가 나오는 거 보니, 김민석도 서울시장에 내보내 주고 조국도 경기지사를 한다는 둥 이런 소리가 들리는데, 이재명의 구상은 말씀하신 대로 여기저기 이제 보험을 들어 놓겠다는 거죠. 자기가 지배력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오히려 김어준이 상황을 장악하고, 사람들에게 충성을 시키는 쪽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요. 김어준이 사람들의 욕망을 다루는 걸 굉장히 잘하거든요. 그런 전문가이기 때문에, 이재명과 김어준의 노선은 결국 이재명의 사법 리스크, 개헌을 통한 집권 연장, 그리고 킹메이커를 노리는 김어준의 전략이라는 두 축에서 충돌할 거예요. 이재명 입장에서는 특히 조국의 존재감이 굉장히 부담됩니다. 조국은 일단 이재명보다 훨씬 미디어 친화적이에요. 그리고 여성 호감도도 높고요. 사람들이 이재명의 얼굴을 보고 싶어 하겠어요, 아니면 조국을 보고 싶어 하겠어요. 그러니까 그런 면에서 굉장히 본인이 위축되고, 스트레스가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거기다가 외부적으로는 트럼프의 압박까지 있기 때문에, 사실 진정한 이재명의 정적은 김어준 + 문재인 + 조국 콤보 세트와 트럼프라고 저는 봅니다.
* 대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2025년 8월 25일 자 <KNL> 유튜브 채널 라이브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LNNbPdWKCE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