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안녕하십니까. 강용석입니다. 오늘은 고성국 박사님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현안부터 보시죠. 전당대회 결과부터 얘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장동혁 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은 기존 올드미디어에서 아예 보도도 안하고 부르지도 않았던 후보들이었잖아요. 그런데 장동혁 후보는 당대표가 되고 김민수 후보는 근소한 차이로 두 번째 최고위원에 당선됐습니다. 이 상황을 어떻게 보십니까. 사실 이쪽 후보들은 뉴미디어에서, 특히 고 박사님을 비롯한 여러 유튜버들이 꽤 밀어줬잖아요.

고성국

글쎄요. 밀었다기보다 두 사람의 주장이 자유우파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고 판단해서 지지한 거죠.

강용석

고 박사님을 위시한 자유우파 유튜버들이 겨울에 뜨거웠던 계엄과 탄핵 얘기들을 거의 그대로 담아 이번 전당대회에 나온거죠.

고성국

만약에 김문수가 자유우파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려고 노력했다면 김문수를 지지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자유우파 유튜버가 움직였다라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고요. 이번에 전당대회가 쭉 전개되면서 후보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어보니, 지난 몇 달 동안 탄핵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주장했던 바를 김문수보다 장동혁이 더 정확하게 대변하는 것 같다. 또 최고의원 후보들 중에서는 김민수가 제일 분명하게 대변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지지가 모이는 건 당연한 게 아니겠습니까.

강용석

네. 예전 전당대회 때 우파 유튜버들도 지지하는 후보를 드러내긴 했지만 대놓고 지지 선언까지는 안 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상당히 많은 우파 유튜버들이 지지 선언을 했어요.

고성국

그 점에 관련해서 저도 몇 가지 드릴 말씀이 있는데요. 우선 미국의 언론들은 이른바 기성 언론들도 특정 후보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방하잖아요.

강용석

표방합니다. 사설로도 쓰고 뉴욕타임즈·워싱턴포스트·CNN같은 언론사에서 노골적으로 늘 민주당을 지지하죠.

고성국

그런 부분들을 갖고 언론의 정치적 중립 위반이라고 비판하는 경우는 없거든요.

강용석

네. 사실은 중립인 척하면서 상대 후보를 까고, 자기들이 지지하는 후보들 올려주고 하는 게 더 사악한 거죠.

고성국

그러니까 사실 한국의 기성 언론들이 그런 면에서는 천박하고 사악한거죠. 실제로 뒤에서는 뭐다 하면서 겉으로는 중립인 것처럼 표방한단 말이에요.

강용석

네.

고성국

자유우파 유튜버를 언론으로 보는 사람들은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에 대해 언론 본연의 역할을 벗어난 게 아니냐고 말하는데요. 원래 언론은 특정 후보를 지지합니다.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또 책임을 집니다. 그래서 그런 면에서 자유우파 유튜버들이 천박한 기성 언론보다 훨씬 더 언론다운 것이죠. 우리는 어떠한 이유들로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하잖아요.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질 것이 있다면 책임을 지겠다는 것 아닙니까.

강용석

그런데 이번에 김문수와 김재원 후보는 전통적인 올드미디어식 입장을 따랐다고 말할 수 있는데요. 흔히 다 안고 가자는 조중동 스탠스 그리고 윤 대통령과 절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죠. 반면 장동혁·김민수 후보는 뭐가 문제냐면서 윤 대통령과 같이 가겠다고 선명한 메시지를 내놨어요. 지금 당원들은 결정적으로 두 가지를 얘기하고 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을 문제 삼은 것과 마지막 TV 토론에서 한동훈과 전한길 중 누구에게 공천을 줄 것인가라는 질문이었죠. 김문수는 한동훈에게 공천을 주겠다고 말한 것이 결정타가 됐구요. 최악보다는 차악을 택하겠다고 말하는 바람에 떨어진 것이죠.

고성국

그런데 저 두 가지 부분은 맥락적으로 좀 다른 게 있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한동훈에게 공천을 주겠다고 한 것은 결선으로 가는 TV토론회에서 한 것이죠. 그럼 이게 뭐냐하면, 선관위가 발표는 안 해도 장동혁과 김문수의 1차 득표율을 알고 있지 않았을까요.

강용석

네.

고성국

그러면 김문수 입장에서는 본인이 장동혁에게 졌다는 걸 알고 있었을 거란 얘기죠.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 표라도 가져와야 한다는 절박함에 내몰렸을 겁니다. 그래서 한동훈에게 공천을 주겠다고 한 것이고요. 김문수의 저 행동은 표를 구걸하기 위한 아주 전형적인 야합이었다고 보는 겁니다. 김문수의 생각이 원래 그렇다거나 변화가 있었다는 차원이 아니라, 그야말로 아주 천박한 정치 공학 계산으로 저런 결과가 나온 것입니다. 그래서 정말 제가 보고 있기가 민망했고요.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이 문제였다고 한 김문수의 비상계엄 반대 입장은 김문수의 오랜 소신이에요. 갑자기 표 얻으려고 한 말이 아니라, 원래부터 비상계엄은 잘못됐다고 생각했던 거죠. 저는 비상계엄이 불가피했다고 보는데, 김문수는 끝까지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았죠. 그걸 우리가 알고서도 대선 후보로 만들었던겁니다.

강용석

장동혁 후보는 국회의원 경력이 불과 3년 밖에 안 돼요. 실제로 국회의원을 한 기간은 3년 정도인데, 107석의 당대표가 된 것이죠. 물론 무관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이준석도 당대표로 뽑았던 국힘이기 때문에 이상할 건 없지만요.

고성국

저는 이게 오히려 장동혁에게 장점으로 작용했다고 봐요. 장동혁이 올드미디어의 매몰되지 않았어요. 이른바 올드미디어의 낡은 정치 무법에 구애받지 않고, 뉴미디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정치를 보여준 것이죠. 어찌됐든 이준석과 한동훈은 조중동 같은 족벌 언론이 만들었죠. 조선일보가 나서서 이준석 바람을 일으키고 한동훈을 띄워줬구요. 그런데 장동혁은 족벌 언론이 만든 후보가 아니고, 자유우파 유튜버들도 처음부터 밀어준 게 아니었어요.

강용석

족벌 언론들은 장동혁을 아예 배제를 했습니다.

고성국

네. 그렇다고 해서 자유우파 유튜버들이 만든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처음부터 장동혁이라는 사람을 주목하고 만들기 시작했냐고 하면 아니거든요. 객관적 팩트를 말하자면 장동혁이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면서 이 사람이 내놓는 메시지가 이전에 우리가 막연히 알았던 한동훈 똘마니 장동혁과는 완전히 달랐던 것이죠. 그래서 호기심을 갖게 됐고, 장동혁이 하는 얘기들을 들어보니 자유우파 국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니 지지가 모이게 된 것이 아닙니까.

강용석

그래서 저랑 고 박사님, 전한길 대표, 성창경 대표 이렇게 모여서 장동혁 후보를 먼저 불러서 얘기를 들어봤죠.

고성국

사실 김문수 후보한테 먼저 토론회를 제안했어요. 그런데 김문수 후보 쪽에서 유튜브 나가는 게 맞냐, 리스크가 있지 않겠느냐 하면서 미루다가 결국 늦췄죠. 홀딩을 했는데 장동혁이 나오고 열흘 후 즈음에 나온거죠.

강용석

사실상 언론에는 안한다고 말했어요.

고성국

네. 안한다고 말했죠. 그러니까 그것은 김문수의 선택입니다. 저는 그 과정을 보면서 장동혁은 뉴미디어 시대에 걸맞는 ‘New Polities Leadership(새로운 정치 리더쉽)’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늘 말하지만 뉴미디어 시대 정치 리더십의 핵심은 메시지가 아니라 메신저예요. 올드미디어는 메시지가 중요해요. 왜냐하면 편집과 연출이 가능한거죠. 1~2시간 인터뷰를 한다고 하면 쳐낼 것은 쳐내고, 부각시킬 것은 부각시켜서 상품으로 포장해 영상으로 내보내죠. 정치인이 뭘 말했는지보다 ‘어떻게 보이느냐’가 중요한 겁니다.

강용석

올드미디어가 다 그렇죠. 생방송이 없어요.

고성국

올드 미디어가 그렇다니까요. 그래서 올드 메시지는 그냥 ‘메시지’인겁니다. 그 메시지를 비서가 만들었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별 관심이 없어요. 메시지 중심으로 움직이면 독자나 시청자는 족벌언론이 만들어서 먹여주는 메시지를 그저 받아먹는 수동적인 존재인겁니다. 그래서 일방향인겁니다. 올드 미디어가 그렇다니까요. 그런데 유튜브 같은 뉴미디어는 다릅니다. 제가 지금 말실수 한다고 해서 편집할 수가 없잖아요. 생방송이에요. 발언 그대로 다 나가고, 실시간 댓글도 올라오고, 편집 불가예요. 일부러 녹화 후 편집해서 내보냅니까? 그런 유튜브 채널들은 없어요. 비서나 보좌관이 메모라도 전달하면 그것까지 다 보여집니다. 그러니까 정치인 본인이 직접 메신저가 돼야 하는 것이죠.

강용석

날 것 그대로 나가게 되는거죠.

고성국

메신저가 될 능력이 없으면 뉴미디어 시대에는 생존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장동혁은 이걸 해냈어요. 메시지를 짧고 강하게, 임팩트 있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이 있었거든요. 긴장되는 토론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었어요.

강용석

이번에 그 부분이 딱 차이가 났죠.

고성국

반대로 김문수 후보는 답이 길고 같은 얘기를 계속 반복하는 올드미디어식 화법에 머물렀고요. 장동혁은 뉴미디어 시대의 새 모델이었던 것이죠. 결국 두 후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차이가 이번 전당대회의 운명을 갈랐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장동혁의 승리를 단순히 장동혁 개인의 승리로 안 봐요. 이건 뉴미디어 정치의 승리예요. 70~80년간 한국 정치를 지배해온 올드미디어 중심 정치 패러다임을 이번에 깨뜨린 겁니다. 김민수 최고위원 사례가 대표적이에요. 예전에 종편 토론에서 좌파 패널하고 싸웠다고 대변인 임명 4시간 만에 잘렸거든요. 그런데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김민수가 최고위원으로 복귀했어요. 이건 완전히 뉴미디어가 올드미디어를 이긴 상징적 장면이에요.

* 대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2025년 8월 27일 자 <KNL> 유튜브 채널 라이브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rlWp79qaLL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