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국
자, 이제 정치판 얘기도 좀 해야 되겠습니다. 국민의힘 장동혁 체제가 출범하면서 지방 선거가 지금 10개월도 안 남은 상태이거든요. 그동안 한 8개월 가까이 비대위 상황이었으니까 지금 당이 정상이 아니죠. 이러한 상황에서 지방 선거를 준비를 해야 합니다. 지방 선거 준비라는 관점에서 급하게 사무총장 정희용, 정치의장 김도읍을 1차 임명을 한 거 같습니다. 1차 임명에 대해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강용석
이번 인선을 보면서 국민의힘 인재풀이 영남에 갇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했습니다. 정희용은 고령·성주·칠곡의 재선의원이고 40대 후반, 48세 정도로 굉장히 젊습니다. 김도읍 의원은 부산에서 4선 했고요. 지금 원내대표 송언석 의원도 TK 김천이죠. 사무총장도 TK 출신인데, 그나마 대표가 충청도라 충청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정도예요. 사실 실무진을 다양하게 물색했을 텐데, 재선 대표의 한계상 본인보다 선배를 사무총장으로 임명하기는 좀 껄끄럽거든요. 그러다 보니 본인보다 어린 정희용을 사무총장으로 임명해서 직할 체제를 꾸리겠다는 걸로 보입니다. 정책의장은 안정감 있게 김도읍 의원으로 하고요. 다만 이번 대표 선거에서 이분들이 장동혁 대표를 지원했는지는 확인이 안 됩니다. 의원들이 이번에 편하게 움직이지 않았거든요.
고성국
이번에 캠프가 못하는 걸로 해놨었죠.
강용석
네. 그래서 장 대표에 대한 지원 여부는 알 수 없지만, 양쪽 다 걸친 의원들이 많다 보니 그야말로 실무 인선을 했다고 보여집니다.
고성국
유승수 변호사는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유승수
김도읍에 대해서는 우리 자유우파 국민들이 좀 납득을 못 하시지 않나요. 특히 장동혁 대표를 지지했던 국민들이라면 ‘당을 구원할 수 있는 사람’을 기대했을 텐데요. 그런데 이렇게 김도읍으로 간 건, 들리는 얘기처럼 송언석 원내대표의 파트너이기 때문에 송언석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추측이 나옵니다.
고성국
원래 경선할 때는 원내대표랑 정책의장이 러닝메이트처럼 같이 나왔어요. 그런데 정책의장 후보를 못 구해서 아예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못 한 사례도 있었거든요. 그래서 결국 분리해서 원내대표만 뽑기로 바뀐 겁니다. 다만 정책의장은 형식상 당대표가 임명하는 거지만, 원내대표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구조예요. 사실상 원내대표와의 파트너이니까요.
유승수
맞습니다. 원내대표 자리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만, 어차피 따로따로 뽑는 거라면 장동혁 대표의 영향 아래에서 인선하는 게 맞다고 봅니다. 만약 이번처럼 송언석 영향으로 결정됐다면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합니다. 장동혁 대표를 뽑아준 국민들을 위해서도요.
고성국
결국 자유우파 국민들이 장동혁을 지지하면서도 김도읍 인선에 문제를 제기하는 상황이라는 걸 잘 설명해주셨고요. 장동혁 대표도 내가 뽑혔으니까 내 맘대로 해도 돼. 이렇게 너무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적어도 이런 수준의 인사는 앞으로 더 나와서 안 된다고 강력하게 문제 제기를 하신 걸로 알겠습니다.
강용석
네.
고성국
다음으로 장동혁 대표의 행보와 관련해 두 가지 의견을 듣고 싶어요. 하나는 국민의힘을 ‘관군’, 자유우파 태극기 애국 세력을 ‘의병’으로 비유하면서 손을 잡고 가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그동안 광화문 세력, 태극기 세력을 벌레 보듯 하면서 ‘극우’라고 매도했잖아요. 또 자유우파 유튜버들을 ‘극우 유튜버’라며 당 행사에도 못 오게 하고, 전광훈 목사와 자유통일당 인사들한테 탈당하라고 압박했던 시절과는 많이 다르거든요. 그 점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유승수
저는 좀 비판적으로 봅니다. ‘관군’과 ‘의병’을 나누는 표현 자체가 맞는 건가 싶어요. 만약 우리를 의병이라고 본다면, 오히려 의병을 정규군으로 만드는 게 대표의 역할이고 의무라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전한길 선생님 같은 분들이야말로 진짜 의병으로 활동하는 분들이죠. 취지는 이해하지만, 정치는 의병을 정규군으로 편입하는 게 핵심입니다. 역할을 나누는 것보다 하나로 통합하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강용석
유 변호사님이 이제 섭섭하게 생각하실 수 있지만, 사실 그 동안 국힘의 주류는 아스팔트 세력과 절연·결별하는 것이 당의 지지율과 국민의 지지를 확보하는 길이라고 조중동에게 세뇌 받아 왔었어요. 메이저 언론들이 그런 식으로 계속 세뇌하고 진중권, 박성민 류의 사이비 정치 평론가들 있지 않습니까. 어찌됐거나 끊임없이 메이저 언론과 결탁해서 입을 장악하고 있는 인물들이죠. 20년 동안 하는 얘기가 똑같아요. 맨날 중도 공략하라고 하는데 선거 때마다 결과는 지는 거였죠.
고성국
맞아요. 20년 전 칼럼을 다시 실어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강용석
네. 그리고 박성민이나 진중권은 늘 DJ·YS부터 얘기를 시작합니다.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이나 대안은 없어요.
고성국
그런데 그들은 DJ·YS는 잘 알지도 못할텐데요. 도대체 뭘 안다고 떠드는 걸까요.
강용석
DJ·YS랑 한 번도 얘기해 본 적도 없고, 밥 먹어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 DJ·YS부터 시작합니다. 노무현부터 시작해서 매번 역사 탐방을 하는데, 해석이 조금씩 달라집니다. 그런 사람들이 주류가 돼 있고요. 제가 볼 때 국힘의 지금 문제점은 야당의 정책의장은 사실상 하는 일이 없다는 겁니다. 여당 정책의장은 장관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에 중요한 자리죠.
유승수
맞습니다.
강용석
그런데 야당 정책의장은 선거 때 백서 정도 내놓는 역할이고요. 사실 야당이 무슨 공약이 필요합니까. 오히려 여당과 반대로 가는 게 공약이죠. 그 정도의 역할이라 큰 의미는 없습니다. 제가 보기에 진짜 중요한 인선은 여의도연구원장이에요. 국힘이 이 모양이 된 가장 큰 원인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거의 10년간 이 자리를 소위 ‘따뜻한 보수’ 계열이 꾸준히 장악해 왔기 때문이에요. 그러면서 여의도연구원이 완전히 ‘사쿠라’처럼 변해버렸죠. 여의도연구원의 주된 일이 여론조사 아닙니까. 그런데 다 아시다시피, 여론조사는 맡기는 쪽이 어떤 의도를 갖고 맡기느냐에 따라 충분히 마사지가 됩니다. 그동안 계속 그렇게 여론을 마사지해 온 거죠.
고성국
네.
강용석
그리고 여의도연구원이 또 하나 하는 일이 방송 패널 관리거든요. 한동훈이 여의도연구원을 장악한 뒤 신지호, 이현종, 박상수 같은 패널들을 방송에 완전히 쫙 깔아놨어요. 그런데 아직도 다 못 바꾼 상황입니다. 그래서 장동혁 대표가 여의도연구원 원장을 확실한 인물로 교체해야 하고, 방송 패널 구조까지 장악해야 해요. 지금은 국힘 패널로 나간 사람이 민주당보다 국힘 사람들을 더 세게 공격하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그런 건 말이 안 되죠. 그러니까 이 부분부터 바꿔야 지방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저는 봅니다.
* 대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2025년 9월 1일 자 <KNL> 유튜브 채널 라이브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rlWp79qaLL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