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김민수 최고위원 말대로,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우리 진영 안에서 싸우던 걸 중원으로 전장을 옮겨놨다고 하셨습니다. 그럼 이제 싸움의 무대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보면 됩니까? 그리고 중원에서 이기려면 우리가 뭘 더 준비해야 하는지도 궁금한데요.
김민수
지금까지 유튜브에서 지난해 12월 4일부터 계속 싸워왔다고 하면 이건 우리 진영 안에서의 싸움이었어요. 우리 진영을 단단하게 하고, 어떻게 보면 우리 진영의 정운 역할도 하면서 싸워왔다면, 레거시 미디어에 나가는 순간부터는 싸움의 무대가 우리 진영에서 중원으로 옮겨간 겁니다. 이제 중원에 드디어 판을 깔았잖아요. 전장을 만든 겁니다. 그럼 방송할 때마다 여기 안에서만 얘기할 게 아니라 레거시에서 싸워야 한다, 중원으로 나가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 왔고, 마침내 중원의 전장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옆을 돌아보니 장수가 없어요. 장수가 없으면 이게 싸움이 되겠습니까. 지금 중원에서 여론이 형성되고 있고, 그 여론에서 우리가 이기면 결국 우리가 이기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아주 선명해졌습니다. 김민수가 어찌 됐든 싸움의 전장을 우리 진영에서 중원으로 끌어냈구나, 이렇게 보시면 됩니다. 여기서 여론전을 이기면 이것이 진짜 여론이 됩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아직 신문 정치 뉴스를 볼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오산이에요. 우리 유튜브를 보는 분들도 우파 지지자 중에 소수에 불과하고, 좌파 쪽도 마찬가지입니다.
강용석
정치 고관여층들이 보는 거죠.
김민수
그렇죠. 좌파의 김어준 뉴스공장 실시간 시청자가 20만이라고 하지만 그 역시 극소수예요. 대다수 국민은 평소에 정치 뉴스를 보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그 시간에 드라마·만화·영화 보거나 자기 일에 집중하고, 좋은 사람들 만나고 싶어 하죠. 제일 재미없는 정치 뉴스를 누가 일부러 찾아보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을 형성하려면 평소 정치에 관심 없는 분들까지 보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마찰음이 나야 해요. “쟤네 왜 싸우지?” 이런 반응이 나와야 합니다. 우리가 싸움을 포기해버리면 한쪽만 떠들고 우리는 쥐 죽은듯 조용해지고, 결국 그쪽 의견이 진실이 돼버립니다. 그래서 제가 어찌 됐든 마찰음을 일으켜 싸움판을 중원으로 옮겨놨다면 여기에 화력을 집중해야 합니다. 그러면 국민들이 정치 뉴스를 보기 시작하고, 평소에 안 보던 분들도 “누구 말이 맞나?” 하고 최소한 평가를 하게 되는 것이죠. 그럼 이 증언으로 나왔을 때 누군가는 논리를 더 강화시켜야 되는 것이고, 누군가는 여론전에서 밀리고 있다면 이 여론전을 강화시켜야 될 것이고, 이러한 도움들이 일어나야 됩니다. 이것이 얼마큼 일어나느냐에 따라서 지금 이 싸움 승패가 갈릴 겁니다. 그리고 결국에 레거시 미디어를 우리가 여기에서 여론을 이기지 못하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다. 우리가 쥐 죽은 듯이 가만히 있다고 해서 우리한테 절대 여론이 돌아오지 않는다. 그럼 지금 중원으로 나가 전장을 바꿔 싸워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강용석
네. 그러니까 정치판에서는 진실이고 정의고 그런 게 없어요. 승자의 논리가 진실이 되고 정의가 되는 겁니다. 졌으면 그냥 찍소리 못하고 밀리는 거예요.
김민수
그리고 이번에 구성된 지도부도 당원들이 믿고 뽑은 ‘장수’들입니다. 한 명 한 명이 장수예요. 우리 당에는 숨어 있는 재야의 고수들이 정말 많습니다. 평생 칼만 갈아온 분들인데, 제대로 칼 한 번 못 꺼내본 분들이죠. 그런 분들이 전장, 즉 중원에서 칼을 휘두를 수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말 이기려면 이렇게 해야 해요. 강용석 전투력 있지? 나가서 싸워, 마음껏 칼 휘둘러! 김민수도 나가서 싸워, 상처 나면 우리가 치료해 줄게. 너희 뒤에는 국민의힘이 있다. 마음껏 싸워서 적장의 목을 베고 와라. 이렇게 해야 전투력이 나옵니다. 그런데 칼 뽑으라면서 “천천히 뽑아, 살살 뽑아” 이러면 이 싸움은 지는 겁니다.
강용석
아니, 칼을 뽑게 앞에 내보내질 않아요. 뒤에서 못 나오게 막고 있어요. 그리고 전투하기 싫어하는 사람들만 앞에 나가 있어요.
김민수
전투하기 싫으면 뒤에 숨어도 됩니다. 그런데 앞에 나간 사람들은.
강용석
싸우고 싶어 하는 사람을 싸우게 해줘야죠. 그런데 싸우려는 사람은 못 싸우게 막아놓고, 자기들은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거죠.
김민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보기엔, 장동혁 대표 체제 이후 내부 변화가 있습니다. 특히 실력 우선주의가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이 커요. 곧 대변인단 인선도 있을 거고, 여러 인사 결정도 있을 겁니다.
강용석
일단 국민들 눈에 먼저 띄는 자리부터 정리해야 돼요. 가장 중요한 게 방송에 나가는 패널들입니다. 그 교체가 제일 시급해요. 제가 계속 얘기하고 있지만요.
김민수
그 얘기 첫날에 했다가 융단 폭격 맞았습니다. 지금도 그 패널들한테 융단 폭격 계속 맞고 있어요.
강용석
그 사람들은 밥줄 끊길 까봐 그런 거죠. 그것밖에 없거든요.
김민수
여기서 밀리면 안 됩니다. 왜 톤이 높아졌는지 봐야 해요. 그쪽에서도 제 발언에 반응한다는 건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한 발 물러나면 져요. 오히려 한 발 더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싸우려면 제대로 된 인재들, 칼을 날카롭게 갈아온 장수들을 전면에 세워야 합니다. 우리 당에 숨은 재야의 고수들 많아요. 그동안 이분들에게 기회를 안 줬기 때문입니다.
강용석
김지호·김종혁·박상수·정성국 같은 사람들보다 패널로 나갔을 때 훨씬 잘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요. 최소 30명은 있어요.
김민수
맞습니다. 우리 당에 인재가 너무 많은데 계속 뒤켠에 세워두고만 있습니다. 그리고 실력 있는 사람일수록 앞에 나서길 꺼려요.
강용석
그렇죠. 내 실력을 알아줄 거라고 믿으니까요.
김민수
맞아요. 내 실력을 믿는 사람은 ‘알아주겠지’하고 기다리지, ‘내가 나가서 보여주겠다’고 잘 안 합니다. 이런 사람들을 발굴해 전면에 세우는 게 지도자의 능력입니다. 실력자들을 앞에 세워놓을 수만 있다면, 승리하라고 안 해도 승리하게 됩니다. 그런데 언론 지형을 빠르게 바꾸지 못하면 내년 지방선거 못 이깁니다. 우리 옷 입고 나가 우리 당을 공격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어떻게 여론을 우리 쪽으로 끌어옵니까? 못 끕니다.
강용석
민주당은 한마디도 안 해요. 죽어라 국힘만 까고 앉았어요.
김민수
그래서 이런 부분들은 빨리 개선돼야 합니다. 저는 중요한 아젠다들을 계속 던지고 있고, 당 원로나 누구의 공감이 있든 없든 상관없습니다. 주제어를 던질 때마다 융단 폭격을 맞지만 괜찮아요. 이 각오로 들어왔으니까요. 당원·지지자분들이 힘을 보태주신다면 설령 외로운 전쟁이어도 끝까지 갑니다. 우리 진영과 우리 사람을 지키는데 옷에 흙탕물 안 묻을 수 없어요. 전쟁터에 들어가 상처 하나 없이 싸우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저를 믿고 응원해 주셨던 분들이 계속 지켜주시고 힘을 보태주시면 됩니다. 그러면 처음엔 용기가 필요하지만 곧 함께 싸울 분들이 더 많이 등장할 거라고 믿습니다.
강용석
지금 상황을 보면, 당 밖에서는 민주당이 이진숙 방통위원장을 들입다 공격하는 바람에 오히려 이진숙 위원장 정치적 중량감이 커지고 있어요. 그리고 당 안에서는 김민수 최고위원이 된 지 며칠 만에 시기·질투 같은 온갖 감정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게 보여요. 느껴집니다.
김민수
제가 이 얘기도 여러 번 했는데요. 성장하는 조직은 서로 보고 배우려고 하고, 대화하고, 협력하면서 같이 발전합니다.
강용석
그렇죠. 서로 끌어주고 밀어줘야 조직이 커지죠.
김민수
저는 기업을 해봤고 회사를 키워봤습니다. 직접 인재를 찾아다니던 사람이에요. 처음 사무실이 한 평밖에 안 될 때, 직원들이 면접 보러 왔다가 문 열어보고 그냥 나가버려요.
강용석
너무 작아서 그렇죠.
김민수
맞습니다. 그래서 붙잡아 모셔와야 했어요. 저는 그렇게 인재를 찾아다녔는데, 여기서는 조금만 눈에 띄면 끌어내리려고만 합니다. 그런데 그 시간에 자기개발을 해야 성장하는 겁니다. ‘저 사람 뛰어나네, 나도 더 노력해야겠다’라고 해야 조직이 성장하는데, ‘쟤 흠집 내서 내가 올라가야겠다’는 조직은 성장 못 합니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문화로 자리잡힌 이유는 보상체계가 없기 때문이에요. 보상 시스템이 명확하면 어떻게 하면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내 영향력을 키우는 데 집중을 합니다.
강용석
결국 보상 체계 문제죠.
김민수
맞아요. 성과를 내면 보상이 명확해야 사람들이 자기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합니다. 그런데 우리 당은 신상필벌 보상 체계가 정확하지 않고 처벌체계가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보니 내가 노력하기 보단 남 험담하고 깎아내리는 데 에너지를 씁니다.
강용석
게다가 공천 시즌만 되면 평소에 열심히 노력한 사람은 탈락하고, 계파 보스 따라다닌 사람들만 공천을 받죠.
김민수
맞습니다. 그래서 능력 있는 인재들이 낙심하는 겁니다. 헌신한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실력 있는 사람은 아부를 잘 못하지만, 한 번 신뢰하면 끝까지 지킵니다. 큰 의리, 작은 의리 모두 지킬 사람들입니다. 위기 때 옆에 둬야 할 사람이 이런 사람들입니다.
강용석
결국 인사가 만사예요. 정치권도 예외 없습니다.
김민수
그리고 지금은 삼국지와 같은 판타지 수준의 팀워크가 필요합니다. 진짜 살아남으려면 판타지처럼 움직여야 이깁니다.
강용석
지금 상황 자체가 기적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거죠.
김민수
맞습니다. 기적 같은 일들이 연속적으로 터져야 이길 수 있는 전쟁이에요. 그런데 우리 의사결정 구조가 너무 복잡해서 결정하는 데만 3개월이 걸립니다. 남은 시간은 9개월인데, 이러면 위험합니다.
강용석
결국 인선 문제도 중요하죠. 사무총장, 정책위원장 같은 핵심 자리부터 잘 세워야 합니다.
김민수
맞습니다. 장동혁 대표가 장수를 세운 겁니다. 장수를 믿고 뽑았다면 그 전선 배치도 믿어주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 대담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2025년 9월 1일 자 <KNL> 유튜브 채널 라이브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AKieuwgiaY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