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심규진 교수 ㅣ 장동혁호(號)가 출범한 지 불과 며칠. 그러나 이미 사방에서 흔들어대는 기세가 만만찮다.
심규진 교수
기성 언론은 장 대표가 하지도 않은 말을 확대 해석하며 “모두를 품겠다”는 프레임을 씌우고, 일부 인사들은 당게시판 사건조차 매듭짓지 못한 상황에 벌써 “이준석을 끌어들이자”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내세우며 잡음을 만들고 있다.
여기에 극우몰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결별 요구 및 지도부 내 이간질 획책까지 겹치며 새 지도부는 출범 직후부터 정치적 풍랑에 직면했다.
이럴 때일수록 필요한 것은 확고한 중심축이다. 따라서 장동혁 지도부는 원내에서 분명한 구심점을 확보하고 동시에 세대교체를 통해 새로운 동력을 구축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과제는 실력에 기반한 청년 인재 발굴과 육성이다. 장동혁호는 김민수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원 내외를 아울러 젊은 정치인들을 과감히 전면에 세워야 한다.
국민의힘 안에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역량을 충분히 갖춘 인재들이 존재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치열한 논리와 추진력을 보여준 박준태 비서실장, 탁월한 실무·조직 능력으로 평가받는 정희용 사무총장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들이 지도부와 함께 성장하며 전국적 인지도를 확보한다면 국민과 당원 모두에게 “국민의힘에도 미래를 이끌 차세대 자산이 있다”는 확신을 줄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인재 등용을 넘어 보수 정치의 지속 가능한 리더십을 만드는 기반이 된다.
무엇보다 잊지 말아야 할 교훈은 황교안 전 대표의 실패 사례다. 그는 아스팔트 광장에서 열성 지지층을 얻었다고 믿었지만 정작 원내 주류와의 괴리를 메우지 못한 채 유승민계 영입 등 원칙 없는 통합에 나섰다.
그 결과 광장의 열기를 제대로 제도권 정치로 연결하지 못하고, 오히려 내부 균열을 자초하면서 총선 패배의 책임을 홀로 떠안아야 했다. 결국 당내 누구도 끝까지 그를 지켜 주지 않았고 스스로 김종인을 비대위원장으로 세우는 순간 사실상 정치적으로 퇴장했다.
장동혁호는 이 길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광장의 힘과 원내의 힘을 균형 있게 결집시키는 전략을 반드시 세워야 한다.
아울러 중진 실력파의 역할도 간과할 수 없다. 김도읍 정책위원회 의장처럼 정책 역량이 입증된 인물들이 앞장서서 민생 중심의 의제를 발굴하고, 기성 매체와 중도층에 안정감을 심어 주어야 한다. 이는 장동혁호가 단순한 광장 정치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국민의힘을 실력 있는 민생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게 할 핵심 경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스팔트 세력과의 새로운 관계 정립이다. 국민의힘이 주체적으로 국민 속으로 들어가고, 아스팔트 세력은 당의 조력자로 참여하는 구조가 바람직하다.
이른바 ‘국민의힘 팝업스토어’처럼 당이 직접 거리와 광장에서 교감할 때 광장의 에너지는 극우 프레임을 벗어나 정당 혁신의 동력으로 전환될 수 있다.
장동혁호는 지금 폭풍우 치는 바다 위를 항해하고 있다. 중심을 잃으면 한순간에 배가 뒤집힐 수 있지만 흔들림 없이 방향을 지켜 낸다면 오히려 새로운 길을 열 수 있다. 원내 구심점 형성, 청년 인재 발굴, 중진 실력파의 민생 드라이브, 이것들이 맞물릴 때 장동혁호는 정치적 풍랑을 넘어 흔들림 없는 항해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 심규진 스페인 IE대학교 조교수 약력
정치 문법을 문화 전쟁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며, 우파의 문화적·정치적 복권과 승리를 이끄는 담론을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및 미디어 연구자다. 호주 멜버른대학교, 싱가포르 경영대학교(SMU) 등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싱가포르 교육부 미디어개발국 및 스페인 과학혁신부의 지원을 받아 국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학사, 미시간 주립대학교에서 석사, 미국 시러큐스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국제 커뮤니케이션 학회(ICA)에서 최고 논문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지역민방 청주방송과 미디어다음에서 기자로 활동했고, 여의도연구원 데이터랩 실장, 국방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하며 학문과 실무를 아우르는 보수 우파의 브레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 유튜브 채널 〈국민스피커 심규진 교수〉를 통해 정파적 이해에서 자유로운, 독립적 민심과 데이터 기반 정치 평론이라는 대중적 실험에 나서고 있다.
▶ 유튜브 검색: @kyujinshim78
저서로는 『K-드라마 윤석열』, 『새로운 대한민국』(공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