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한민철 기자 ㅣ 미국 정부가 일본산 자동차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15%로 인하하는 조치가 발효된 가운데, 한국산 자동차 제품의 25%의 대미 관세율이 연내 해소되기는 힘들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지난 5월 영국산 자동차 제품에 부과한 27.5% 관세를 10%로 인하하기로 합의한 뒤에도 발효까지 53일이 걸린 점을 두고 “당장 9월 말 (한미간) 협정이 원만히 체결돼도 연내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16일 설명했다.
지난 7월 22일 미국이 일본산 자동차의 관세율을 기존 27.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하고, 해당 조치가 발효되기까지 56일이 소요됐다.
두 나라에 대한 관세 인하가 본격화되기까지의 기간을 종합해 봤을 때, 한국의 경우는 연내 관세율을 낮추는 게 힘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현욱 연구원은 “미국은 한국에게 일본과 같은 형태로 대미 투자 펀드 3500억 달러 투자를 압박 중”이라며 “당장 9월 말에 관련된 협정이 원만히 체결되더라도 연내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인하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이로 인해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미국 시장 내 부담이 완화되는 반면,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이 약화하는 등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150만 대)과 한국(143만 대)은 미국 자동차 수입 시장 2~3위를 기록했다”며 “관세 격차가 발생하면서 동일한 시장 환경에서도 한국 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와 기아는 현 수준 관세가 지속되면 각각 월 4000억 원과 3000억 원 대의 비용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자동차 및 부품 관세 인하 시점이 미뤄질수록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미 관세 서명 지연으로 25% 관세율에 따른 충격이 3분기부터 기업 실적에 반영되고, 미국 자동차 업계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 자동차 업체들의 올해 하반기 수익성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현대차는 오는 18일 밤 뉴욕에서 ‘CEO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할 예정이며 지켜봐야 할 포인트는 관세 영향에 대한 대응 방안 및 가이던스와 스마트카, 미국내 전기차 보조금 폐지 이후 전략 등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16일 발표한 ‘8월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20억 9700만 달러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5.2% 줄었다. 지난 4월 트럼프 행정부가 자동차 제품에 대한 25% 관세를 부과한 뒤, 대미 자동차 수출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산 자동차 제품의 경우 16일(현지시간)부터 대미 수출 자동차에 부과되는 관세가 15%로 낮아졌다. 일본산 자동차의 관세 인하로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는 더 불리한 위치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