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차명진 전 국회의원 ㅣ
지금 이준석의 심리
한편으론 지금까지 쌓아온 알토란같은 지지율이 아까울 거다.
이준석은 홀홀단신 대선판에 뛰어들어
겨우 한 장짜리 공보물에
유세버스 하나 없이,
보수 분열이라는 온갖 비난을 이겨내고,
10퍼센트에 가까운 지지율을 이룩해냈다.
대단한 성과다.
그냥 없었던 것으로 하기엔 너무 아깝다.
어디 그 뿐이랴?
국힘당과 합쳐 봐야 그 아귀들이 또 물어뜯을 걸 생각하면 근처에도 가기 싫다.
다른 한편,
유의미한 표를 원하는 지지자가 빠져나가서 앞으로 지지율은 빠질 거다.
잘 못 하면 한 푼도 보전 못 받는다.
단일화를 안 했을 경우 다가올 비난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선거 때 웬수는 평생 웬수라 하지 않는가.
물론 나이도 젊으니 한 20년쯤 후를 생각해서 독자의 탑을 쌓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정치는 진공상태가 아니다.
그 기간 보수 본령 국힘당에서 이준석 아닌 차기 주자가 훌륭하게 길러질 거다.
그렇게 되면 이준석은 영원한 마이너가 된다.
이래저래 이준석 머리는 복잡할 거다.
주변의 조언이란 것도 사분오열일 거다.
이준석을 소중한 사람이라 여기는 내가 진심으로 권한다.
이것저것 계산하지 말고 지금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라.
정치는 워낙 복잡해서 앞으로 일어날 일을 타산하기가 불가능하다.
다만 어떤 게 본인에게 이로운가를 기준 삼지 말고 나라에 도움이 되는가를 기준 삼으라.
그게 비록 나 자신에게 칼을 겨누는 결과를 초래할지라도!
내가 그동안 관찰한 이준석은 정치철학이 아니라 정치공학에 너무 경도되어 있다.
그래 가지고는 천재 소리는 들어도 지도자 소린 못 듣는다.
첨언하면,
지난번 경기도지사 선거 때 강용석의 처지가 그랬다.
이 친구가 처음엔 국힘당 입당이면 다 내려놓겠다고 하고 시작했다.
막판까지 국힘당에서 받아주지 않으면 후보직을 그냥 던질 생각이었다.
근데 한참 뛰다 보니 지지율이 받쳐주니까 아까웠나 보다.
국힘당이 하는 꼴 보니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나 보다.
못 먹어도 고하는 바람에 국힘당 김은혜는 떨어지고
강용석은 분열주의자가 됐다.
나도 책임이 있다.
그때 강용석 선관위원장을 했다.
이준석에게 진심으로 충고한다.
지금 나라가 백척간두다.
그대 보수의 소중한 자산이여.
□ 차명진 전 국회의원
- 서울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정치학 학사
- 서울대학원 정치학 석사
- 김문수(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국회의원 보좌관
- 17·18대 국회의원 (부천시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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