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김미연 기자 ㅣ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법정투쟁을 그린 <이재용, 세기의 재판-그날의 증언>(이하 ‘이재용, 세기의 재판’)이 폭넓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재용, 세기의 재판’은 제일모직-삼성물산 불법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의 피고인 이재용에 대한 3년 2개월간의 기소와 형사재판을 주 내용으로 한다.
책을 집필한 한민철 기자(현 인싸잇 편집국장)는 2024년 2월 이재용에 대한 이 사건 1심 선고가 내려지기까지 106차례 재판의 전 과정을 빠짐없이 취재했다.
한 기자는 재판에 출석한 증인 80명의 증언을 꼼꼼히 취재해 기록으로 남겼고, 이재용의 무죄에 영향을 끼친 증언을 문답 형식의 내용으로 책에 담았다.
한민철 기자는 이재용의 재판에 대한 취재를 시작하기 전부터, 언젠가는 그 취재 내용을 모아 책을 만들겠다고 마음먹었다. 그 계기는 “진실을 밝히기 위함”이었다.
한민철 기자는 “검찰의 이재용에 대한 공소장을 보고, 만약 이 내용이 사실이라면 삼성은 엄청난 범죄집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정작 이재용을 포함한 삼성 당사자들은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수사기관을 비롯해 언론과 정치권, 시민단체 그리고 ‘재벌타파’를 외치는 특정 성향의 인사들까지 합세한 큰 스피커에 이재용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으려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언가 과장되고 오해도 있으리라 생각했다. 이재용의 목소리에 좀 더 귀 기울여보고자 했고, 이를 위해 필요한 건 ‘명확한 증거’였다”며 “그 명확한 증거를 잡기 위해 수사 과정에서 수집한 물적증거와 관련자들의 증언까지 모두 접할 수 있는 재판이 유일한 길이라고 판단했고, 그렇게 3년 넘게 진실만을 쫓아 책에 담았다”고 강조했다.
이재용에 대한 재판의 결과는 1심 무죄, 항소심도 무죄였다. ‘재벌 이재용’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그를 마치 온갖 비리 덩어리이자 부도덕한 인물로 비난했던 언론과 정치인, 시민단체, 기타 인사들은 그에게 한 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여전히 이재용의 무죄를 부정하며, “사법부의 재벌 봐주기” “무전유죄, 무전유죄”를 외치는 이들도 있다.
한민철 기자는 이들에게 이 책을 가장 먼저 추천하고 싶다고 말한다. 증거와 증언이라는 오로지 진실만을 담은 이 책을 통해 자신들의 판단이 틀렸다는 걸 인정하고, 더 이상 무고한 사람을 만들지 않는 동시에 삼성과 국가 경제의 성장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이재용과 삼성에게도 이 사건 재판이 그저 사법리스크로 부끄러운 과거가 아닌, 언론 및 정치 권력과의 투쟁에서 진실을 지키고 승리한 역사로 남기기 위해서라도 이 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 기자는 “무리한 수사와 기소”가 있었다며 이 사건 재판에서 사실상 완패한 검찰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재판에서 드러난 증거와 증언만 보더라도 검찰의 공소사실은 '답정너'식 이야기에 가까웠고, 사건 관계자들을 좀 더 철저히 조사했더라면 결코 기소에 이르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수사에 관여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등에 대한 뼈아픈 비판의 내용도 책에 담았다.
책의 1부는 제일모직-삼성물산 불법 합병 혐의에 관한 재판을 다뤘다. 내달 출시 예정인 2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을 그릴 예정이다. 책은 단순히 재판 내용을 뛰어 넘어, 그동안 은둔의 경영자로 대중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이재용이라는 인물에 대해 더 가깝게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민철 기자는 “책은 단순히 법정 드라마도 아닌, 이재용이라는 개인을 여러 차례 오랜 시간 법정에서 보면서 겪었던 일화 그리고 삼성 기업집단의 역사, 기업 인수합병, 회계 관련 전문 지식에 대해서도 접할 수 있다”며 “삼성의 총수이자 기업인 이재용 그리고 다정하고 정 많은 인간 이재용까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