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발행인 강용석 ㅣ 문재인 정부 국내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고, 이는 민생경제 파탄으로 이어졌다. 차기 정부가 갖은 노력을 다해 이를 수습하려 했지만, 이들은 복수불수(覆水不收)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이미 엄청난 일을 저질러 놨기에 역부족이었다.
굳이 부동산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당시 국민 대부분은 현 부동산 정책이 잘못된 곳으로 향하고 있다고 소리쳤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방송에 나와 “부동산 문제에서 우리 정부는 자신 있다”고 떠들었다.
특히 문재인의 부동산 정책 선봉에 섰던 국토부장관 김현미는 2020년 7월 대정부 질의에서 문재인 정부 3년간 서울 전체 집값 상승률이 11%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실제로 경실련 등이 조사한 바로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3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KB국민은행 발표)이 51.75%나 올랐고, 같은 기간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통계에서도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 상승률은 무려 57.39%에 달했다.
당시 경실련은 “김현미 장관이 최대한 낮은 수치를 앞세워 자신의 과실을 축소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국민들이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체감하는 고통의 정도와 이들이 청와대에서 펜대를 굴리며 내놓은 11%라는 수치의 괴리가 상당했다.
이에 국민들은 대통령과 장관의 무지와 억지에 불안을 느끼는 동시에 분통을 터트렸고, 결국 이들의 부동산 정책은 단군이래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가장 망쳤다는 평가를 받으며 오늘날까지 그 진통이 남아 있다.
그때의 불안과 분노를 다시 한번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바로 국무총리 후보자인 김민석이다.
김민석 후보자는 그동안 총리 지명 이후 재산 축적과 장남의 미국 대학 학비, 중국 칭화대 석사 학위 논란 등으로 온갖 구설수에 올라 있었다. 필자는 그동안 그가 해당 논란에 대해 내놓은 부실한 해명을 보면서, 총리 자격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수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확신을 준 계기는 전날인 24일 있었던 그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의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이었다. 당시 질의응답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김희정 : 올해 회계연도, 25년도 우리나라 정부 예산안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지 아십니까.
김민석 : 네.
김희정 : 얼마입니까.
김민석 : 지금 예산안 규모에 대해서는 저희가 현재까지는 있지만, 저희가 추계를 사실은 다시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김희정 : 그러니까 본예산이 어느 정도인지 어바웃(about·대략)으로 말씀하시면 됩니다.
김민석 : …(침묵)… 정확한 숫자까지 말씀드려야 합니까.
김희정 : 대강 말씀하시면 됩니다. 어느 정도 규모인지.
김민석 : 음...
김희정 : 그러면 국가채무 비율은 어느 정도인지 알고 계십니까.
김민석 : 채무 비율도 다른 나라 평균에 비해서 경우에 따라서는 OECD 평균보다 높다고 보는 경우도 있고, 좀 낮다고 보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희정 : 그러니까 어느 정도, 어바웃. 저는 마지막 정확한 점(소수점), 이런 걸 원하는 게 아니라 규모를 가늠하고 계시는지를 여쭙고 있는 겁니다.
김민석 : 한 20~30 정도 사이로 제가 알고 있는데요.
김희정 : 하...(웃음) 지금 우리나라 국가채무 비율이 48.4%입니다. 그리고 지금 추경을 편성하면 이걸 넘어설 위험이 있습니다.
이 질의응답을 보면서 필자는 스스로 귀를 의심했다. 김민석 후보자는 4선 국회의원이다. 도중에 야인 시절이 있다고 할지라도, 지난 국회부터 최근 5년 넘게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의원은 입법이 주요 업무이지만, 국가의 예산안을 심의하고 확정하는 것도 국회의 주된 임무이자 헌법상 의무다.
그런 김민석 후보자가 정부 예산안 규모에 대해서도 확답을 회피했고, 심지어 국가채무 비율조차 무려 20%p가 차이가 날 정도로 잘못된 수치를 답한 것이다. ‘어바웃’도 말하지 못해 당황해하는 얼굴에 순간 분노를 느낄 정도였다.
우리나라 국가 예산과 채무 비율은 굳이 국회의원이나 경제학자가 아니더라도, 대학에서 경제·경영 관련 교양수업을 듣는 대학생조차 알고 있는 수준의 기초 중 기초적인 내용이다.
김민석 후보자는 지금 경제 교양수업을 듣기 위해 준비하는 대학생이 아니다. 9급 공무원도 아니고, 차관도 아니고, 장관도 아니고, 무려 국무총리가 되려고 하는 사람이다.
총리는 대통령 다음의 2인자다. 대통령이 없을 때, 정부 부처 중 절반을 차지하는 경제 관련 부처의 장관들을 이끌고 국무회의를 주재해야 한다.
이에 총리는 정부 예산안 규모와 국가채무 비율뿐 아니라, 국방예산과 복지예산, 사회간접자본 예산, 실업률 등을 다 이미 정통한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게 당연하다.
그런 위치의 자리에 앉겠다는 사람이 기초 중의 기초조차 모르고 있고 심지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대통령은 이런 수준의 사람을 총리로 지명했는데 사과조차 없고,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숨어야 정상인 후보자 자신은 청문회 이틀째에서도 고개를 뻣뻣히 들고 “낼 것 다 내고 털릴 것 털렸다”며 총리 자리에 직행하겠다는 의사를 굽히지 않았다.
어차피 국민의힘에서 아무리 공세를 펴고 청문회에서 부끄러운 밑천이 드러나더라도, 190석에 가까운 여당이 자신을 총리로 만들어 줄테니 이 시간만 참자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 국민들은 문재인과 김현미의 사례에서 좌파 정부의 무지와 억지가 얼마나 국민들의 삶을 망쳐놨다는 것을 경험했고 아직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이제는 이재명과 김민석의 무지와 억지의 결과가 국민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한숨이 앞선다.
* 논평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2025년 6월 25일 자 <인싸it>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youtu.be/WGOZ7-y3nz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