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한민철 기자 ㅣ 콜마그룹의 지주사인 콜마홀딩스가 자회사인 콜마비앤에이치를 생명과학 전문기업으로 전면 리포지셔닝(재정비)한다.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콜마비앤에이치를 그룹 내 핵심 계열사로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행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왼쪽부터) 윤상현 한국콜마 부회장,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 사진=뉴데일리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콜마비앤에이치는 수년간의 실적 부진과 미래 전략 부재로 그룹 내 본연의 역할을 상실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리포지셔닝은 누적된 경영 실패를 바로잡고, 생명과학 중심의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기 위한 그룹 차원의 근본적인 경영 쇄신 조치”라고 설명했다.
콜마그룹은 창업주 윤동한 콜마홀딩스 회장의 장남인 윤상현 콜마홀딩스 부회장이 콜마홀딩스 지분 31.75%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사실상 그룹을 경영하고 있다. 여동생인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는 2020년부터 콜마비앤에이치를 이끌고 있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 지분 44.63%를 소유한 최대 주주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 2020년 별도기준 956억 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239억 원으로 75%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17.8%에서 5.1%로 줄었다. 지난 3년간으로 따져보면 매출은 7%, 영업이익은 60% 각각 감소하면서 그룹 내에서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성장한 계열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실적에서도 한국콜마과 HK이노엔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47% 증가한 반면, 콜마비앤에이치는 53% 감소하며 유일하게 하락세를 보였다.
콜마홀딩스는 윤여원 대표가 연구·개발·생산(ODM) 사업의 본질과 거리가 먼 자체 브랜드 사업을 추진한 것이 실적 악화의 주원인이라고 지목했다.
특히 콜마비앤에이치의 완전 자회사인 에치엔지(HNG)는 윤 대표가 100% 주식을 보유했던 개인회사 케이비랩에 부당 인력을 지원한 것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돼 국세청으로부터 수억 원의 세금 추징이 이뤄지는 동시에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콜마홀딩스는 콜마비앤에이치의 경영 정상화와 쇄신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신규 사내이사를 선임하는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한다는 방침이다.
콜마홀딩스 관계자는 “이번 리포지셔닝을 통해 생명과학 사업의 핵심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도록 전면적 쇄신을 추진할 것”이라며 “경영 쇄신의 핵심은 생명과학 중심의 사업 구조 전환과 연구개발(R&D) 중심 경쟁력 확보, 그리고 전문경영인 체제의 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기적 실적 회복을 넘어 시장 신뢰 회복과 그룹 미래 경쟁력 강화의 분기점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