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말이 없네


주광일

뻔한 거짓말을 거짓말이 아니라고 선고한 무죄판결을 듣고,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는 늙은이가 되어버린 내가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서 그만 놀라 자빠졌다네.

머리 뒷통수를 느닷없이 망치로 얻어 맞은듯 벌써 사흘째 머리가 띵- 하네.

마치 어처구니 없는 모욕을 당한듯 내 가슴이 찢어진 것 같네.

끝 모를 절망에 빠져 나는 다소나마 위로를 받고자 봄하늘을 올려다 보았으나, 세찬 바람만 불어올 뿐 하늘은 아무런 말이 없네.

2025.3.28


□ 주광일

1943년 인천광역시에서 태어나 경기고등학교와 1965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하고, 1965년 제5회 사법시험 합격했다. 1979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6년에는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로스쿨을 수료했다.

검사로 있으면서 면도날이라고 불릴 만큼 일처리가 매섭고 깔끔하며 잔일까지도 직접 챙겨 부하검사들이 부담스러워했다. 10.26 사건 직후 합동수사본부에 파견돼 김재규 수사를 맡았으나 "개혁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원대복귀되기도 했다.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있을 때 자신이 직접 언론 브리핑을 했던 인천 북구청 세금 횡령 사건, 인천지방법원 집달관 비리 사건 등 대형 사건을 처리했다.

서울지방검찰청 북부지청 차장검사로 있던 1989년 9월 18일부터 나흘간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지역법률가회의에 참석하여 '한국경제 발전 과정에 있어서의 외자도입법의 역할'이라는 주제발표를 했다.

대전고등검찰청 차장검사로 있던 1992년 8월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다닐 때 써두었던 사랑을 주제로 한 시 60편을 묶은 《저녁노을 속의 종소리》(도서출판 빛남)라는 시집을 출판했다.

법무부 법무실장으로 있던 1994년 5월에 "앞으로 세계 경제질서를 지배할 우르과이라운드 협정은 우리의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지만 아직 이에 대한 상세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면서 《UR 협정의 법적 고찰》이라는 국내 최초의 우르과이라운드 개설서를 발간했다.

김대중 정부가 출범한 직후인 1998년 3월 19일 대통령으로부터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제4대 위원장에 위촉됐으며 주광일은 임명 직후 "항상 국민의 편에 서서 국민의 아픔과 눈물을 씻어주는 위원회로 만들겠다"고 했다.

ㅡ 네이버 인물 검색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