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싸잇=발행인 강용석 ㅣ 일본 속담에 ‘꿩도 울지 않으면 총에 맞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굳이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으면, 험한 꼴을 당할 일도 없다는 의미다.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상황에 딱 어울리는 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거북섬’을 꺼내 들어 엄청난 역풍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발단은 24일 이재명 후보의 경기도 시흥시 유세였다. 이날 이 후보는 시흥시 웨이브파크 조성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다.
이 후보는 “제가 경기지사를 할 때 부산 기장군이 파도가 좋아 인공 서핑장을 만들려고 기업들이 노력했다는데, 부산시에서 2년이 다 되도록 인허가를 끈다는 소문이 있었다”며 “그래서 제가 시흥시장과 업체들을 꾀어서 거북섬에 오면 우리가 나서서 (인허가를) 해주겠다’고 유인해서 인허가와 건축, 완공까지 2년밖에 되지 않아 해치웠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의 경기도가 그렇게 신속히 큰 기업을 유치했다. 자랑이다, 자랑”이라고 강조했다.
필자도 이 유세 내용을 뉴스로 접하고 깜짝 놀랐다. 국내 부동산 개발 소식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웨이브파크가 위치한 거북섬이 최악의 개발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는 걸 모를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장에 직접 가볼 필요도 없이 유튜브에서 ‘거북섬’으로 검색해보더라도, 부동산 전문 유튜버들의 거북섬 내 위치한 건물의 소개와 평가를 접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이곳저곳에 상가를 그럴싸하게 지어놨더라도, 완공 후 몇 년이 지나도록 공실만 넘쳐나고 있다는 걸 바로 알 수 있다.
이에 유튜브 영상과 댓글에는 ‘비극’ 또는 ‘참혹’, ‘유령도시’ 등 살벌한 어휘로 현재 거북섬의 실제 상황을 말해주고 있다.
부동산 경매 관련 유튜브 영상 중에는 거북섬 내 원래 7억 원 대의 상가를 1억 원대에 낙찰했다는 등 초기 상가 투자자들이 대출 원리금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해 헐값에 상가를 내놓는다는 내용도 적지 않다.
사실상 비극의 연속이 돼버린 곳에 “큰 기업을 유치했다. 자랑이다, 자랑”이라며 거들먹거리는 이재명 후보를 보니, 최근 지지율이 빠지며 제정신이 아니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경쟁자들이 이를 가만히 두고 넘어갈 리가 없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25일 기자회견에서 “거북섬은 원래 핵심이던 여러 사업이 다 부도났다. 상가 공실률은 87%에 이르고 있다”며 “경기연구원에서 미리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상업성이 떨어진다,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예시됐음에도 밀어붙였다. 이걸 통해 이득을 본 건 토지분양자뿐이고 모두가 손해 봤고 피해자가 엄청나다”고 지적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24일 “이재명 후보가 시흥에 가서 현실을 모르는 소리를 했다”며 “주변에 장사 안되고 상가는 텅텅 비고 지역 상인들 속 터진다는 거북섬의 웨이브파크를 ‘내가 만들었다’고 자랑하니 시흥 시민들은 분노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복잡하게 분양률과 공실률 수치를 따져볼 필요도 없이 현장에 가보면, 사람도, 기업도, 가게도 없이 건물만 덩그러니 놓여 명백히 실패한 부동산 사업이라는 걸 누구라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더불어민주당은 거북섬 관련 문제를 제기한 이들을 허위사실 유포로 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이재명 후보 스스로 사람들이 모인 유세 현장에서 자신이 웨이브파크의 인허가를 속전속결로 해줬고, “거북섬에 오면 우리가 나서서 (인허가를) 해주겠다고 유인했다”고 본인 입으로 말하지 않았는가. 그런데 어디가 허위사실이라는 것인가.
거북섬에 직접 가서 그 많은 텅 빈 건물을 직접 보기는 한 것인가. 대체 뭘 자랑한다는 것인가. 대출까지 받아 7억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상가를 샀음에도 기업도, 가게도, 사람도 오지 않아 6억 원을 밑지고 팔면서 피눈물 흘리는 사람들의 심정을 과연 알고 치적이라고 자랑하는 것인가.
국민의힘에서는 ‘거북섬 게이트 특혜 의혹’이라고 이름 붙이며, 대선일 전까지 이를 이 후보를 공략할 타깃으로 삼을 모양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거북섬 비극’이라고 칭하며 ‘거북섬 상가 모녀 사건’을 언급했다. 이 사건은 지난 2021년 3대 모녀가 16억 5000만 원대의 거북섬 상가를 분양받았다가 2년 만에 대출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상가는 압류당했고, 결국 10억 원대 빚을 떠안은 일이다. 일각에서는 모녀가 이로 인해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유력 대통령 후보에게는 자랑이자 치적인 거북섬이, 이들 모녀에게는 스스로 삶을 마감할 정도의 빚더미만 안 긴 재앙이자 비극이었던 것이다.
국민의힘은 이 모녀의 가족들을 대선 전까지 반드시 찾아야 한다. 그래서 이재명 후보 앞에 세워 사과를 받아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이재명 후보 스스로 꺼낸 거북섬이 자승자박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논평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2025년 5월 25일 자 <인싸it>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